부동산 가격 바닥 다졌나…법인 매수세, 경기·인천·대구로 확산

입력 2024-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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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서 법인 매수세가 경기와 인천 등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집값 상승기에 투자 목적의 성격이 강한 법인 매수세는 서울에 국한됐다. 하지만 지난달을 기점으로 서울에선 매수세가 소폭 약화한 대신 경기와 인천 등 서울 이외의 수도권과 대구, 강원, 충북, 전북 등 지방을 중심으로 대폭 늘었다. 법인 투자자의 발길이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컸던 곳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 통계 분석 결과 지난달 전국의 법인 매수 등기 건수는 1만4537건으로 6월 1만5991건 대비 9.1%(1454건) 줄었다. 서울은 2034건에서 1610건으로 20.8%(424건) 줄어 전국 평균을 웃도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인천은 627건에서 743건으로 18.5%(116건) 증가했고, 경기도는 4395건에서 4502건으로 2.4%(107건) 늘었다.

특히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만 떼놓고 보면 경인 지역과 일부 지방의 법인 매수 증가 추세는 더 뚜렷하다. 경기지역의 집합건물 매수 건수는 6월 1509건에서 7월 2046건으로 35.6%(537건) 증가했다. 인천 역시 357건에서 547건으로 53.2%(190건) 늘었다. 지난달 기준으로 인천은 올해 가장 많은 법인 매수세를 기록했고, 경기 역시 4월(2095건) 이후 두 번째로 많은 법인 매수 건수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은 1335건에서 1069건으로 19.9%(266건) 감소했다. 서울은 지난 2월 1529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까지 1000~1300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선 대구와 전북, 강원, 충북에서 법인의 집합건물 매수세가 폭등했다. 대구는 102건에서 230건으로 125.5%(128건) 증가해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북은 64건에서 227건으로 254.7%(163건) 늘었고 충북과 강원 역시 각각 39.3%(55건), 50.4%(58건)의 상승률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법인 거래는 주로 대형 부동산 거래에 집중되며 투자 목적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법인 매수세 증가는 부동산 가격 상승 선도 지표로 풀이된다.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이면 개인보다 대출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자기 자본 대비 투자 수익률이 더 크다. 업계에 따르면 법인의 경우 신규 건물 취득 시 70~80% 수준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개인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 외에 세금 부담도 법인은 20% 수준의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만 부담하면 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법인들이 최근 바닥을 다졌다고 판단한 지역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난달을 기점으로 법인 집합건물 매수 건수가 많이 늘어난 지역 중 상당수는 미분양이 많았던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이 많았던 인천이나 경기 평택시, 대구 등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던 곳이었지만 법인 매수세가 최근 급증한 걸 보면 법인이 단기 투자 목적으로 대거 사들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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