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이 쏘아올린 트렌드…'피스타치오 디저트' 맛집을 찾아라! [솔드아웃]

입력 2024-08-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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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가 굳건합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인기 간식 랭킹을 탕후루가 차지했다면, 하반기 키워드는 두바이 초콜릿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길거리 카페에서도, 백화점 식품관에서도, 편의점에서도 두바이 초콜릿을 볼 수 있는 요즘인데요. 심지어 두바이 초콜릿을 다른 디저트에 접목하는 창작의 현장(?)까지 곧잘 발견됩니다.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업체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인데요. 두바이의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히라의 '먹방'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틱톡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디저트가 됐죠.

이 초콜릿 전문점은 두바이 이외 지역에서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두바이 현지에 가서 직접 구매하거나 해외 직구 업체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자의 경우 인천국제공항에서 두바이국제공항까지 직항 비행시간이 10시간가량이라 실행하기가 쉽지 않고, 후자의 경우 2배에 달하는 웃돈을 내야 하죠.

그러나 '먹보의 민족'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주재료를 공수해 두바이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한 건데요. 더 나아가 두바이 초콜릿 스타일을 차용(?)해 아예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최근 불고 있는 '연둣빛 유행'도 이 맥락에서 시작됐습니다.

▲(출처='미니마이즈', '진저베어', '테디뵈르 하우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배스킨라빈스 그 맛 아냐?"…발전하는 피스타치오의 맛, 백화점도 홀렸다

최근 인기를 끄는 '핫플레이스'에서는 피스타치오 관련 메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피스타치오를 활용한 디저트부터 음료까지, 종류와 비주얼도 다양하죠.

일각에서는 피스타치오에 대해 "배스킨라빈스 메인 맛 중 하나 아니야?"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습니다. 맞습니다. SPC 배스킨라빈스에서 선보이는 '피스타치오 아몬드' 맛은 메인 플레이버 중 하나라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한데요. 피스타치오 향과 오도독 씹히는 아몬드로 고소함이 가득한 맛입니다. 2000년 출시된 만큼 오래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죠.

최근엔 여기서 더 나아가 피스타치오 '원물'을 즐기는 트렌드가 일고 있습니다. 원재료 고유의 맛을 즐기고자 하는 건데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스타치오 원물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인기 카페나 디저트를 정리한 글이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판매업체들도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피스타치오 원물을 사용했습니다"라는 구체적인 문구를 강조하는 편이죠.

피스타치오는 원래도 디저트 마니아들에겐 잘 알려진 재료였지만, 두바이 초콜릿 열풍으로 더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바이 초콜릿의 주된 인기 요인은 식감인데요. 바삭한 식감의 카다이프가 촉촉한 피스타치오 크림과 어우러져 색다른 식감을 자랑합니다. 맛도 고소하면서도 달콤해 국내에서도 금세 인기를 끌었는데요. 두바이 초콜릿이 핫 트렌드로 급부상하자, 식품업계 등도 일제히 피스타치오 등 주재료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며 인기에 편승하려는 전략을 전개하는 겁니다.

서울 3대 크루아상 맛집으로 불리는 '테디뵈르 하우스'는 디저트부터 음료까지 전 메뉴에 피스타치오가 등장합니다. 버터 풍미가 가득한 페이스트리 위로 피스타치오 분태가 가득 올라간 데다가 달콤한 크림이 어우러진 '피스타치오 퀸아망', 크루아상 반쪽 위로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고소한 맛이 일품인 '피스타치오 크림 라떼' 등 그야말로 연두색의 향연인데요. 인공적인 향이나 맛이 아닌 피스타치오 원물의 맛을 즐길 수 있어, '피스타치오 디저트 맛집'으로도 손꼽히는 곳입니다.

잠실 석촌호수 미트파이 맛집으로 통하는 '진저베어'에서도 피스타치오 매력이 물씬 풍기는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피스타치오 크림이 가득 올라간 '피스타치오 파이'가 인기 메뉴인데요. 테디뵈르 하우스와 진저베어 모두 인기에 힘입어 백화점에도 입점했습니다. 각각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매장을 갖추고 있죠. 특히 테디뵈르 하우스 더현대 서울점은 지난해 8월 문을 열고 개점 첫 달 월 매출 3억 원을 올렸다고 합니다.

백화점 디저트 성지로 유명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스위트파크에도 피스타치오 디저트가 즐비합니다. '미니마이즈' 매장 앞에도 인파가 가득한데요. 이곳은 발효에 필요한 최소한의 설탕을 사용하고, 대신 혈당지수(GI)가 낮은 코코넛 슈거, 칼로리가 적은 알룰로스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식부터 술까지 '제로' 상품이 잘나가는 요즘 식품업계 트렌드와도 부합하는 부분인데요. 밀가루와 글루텐이 없는 피스타치오 쌀푸딩과 피스타치오 쌀케이크, 코코넛 슈거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사용한 피스타치오 아포가토 등이 인기가 좋습니다.

▲(사진제공=해태제과, 아티제, 스타벅스)

식품·유통업계도 뛰어든 피스타치오 대전…대표 과자도 '업그레이드'

두바이 초콜릿 관련 상품을 출시한 주요 편의점 업체들도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간식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가장 빠르게 올라탄 건 CU였습니다. 지난달 6일 선보인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이 품귀 현상까지 빚으며 날개 달린 듯 팔리자, 같은 달 17일 '이웃집 통통이 두바이 초코 쿠키'를 출시한 데 이어 같은 달 '피스타치오&카다이프 컵케이크'(피카컵케이크)를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연세우유 피스타치오 생크림빵'을 내놓으면서 두바이 초콜릿부터 피스타치오 맛 간식까지 발 빠르게 선점하는 데 성공했죠.

이후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업체 모두 두바이 초콜릿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대다수 상품이 정식 판매 전 진행한 사전 예약 물량을 단시간에 판매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GS25는 두바이 초콜릿 인기에 힘입어 카다이프, 피스타치오 원물을 활용한 '두바이 카다이프 피스타치오 초코바' 아이스크림을 16일 출시했습니다. 초콜릿 코팅 안에 바삭하게 튀긴 카다이프부터 아이스크림에 들어간 피스타치오 원물까지, 상상만 해도 '식감 끝판왕'일 듯하죠.

해태제과의 대표적인 과자 '오예스'는 6월 피스타치오 맛을 선보였습니다. 출시 전부터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빚으면서 "먹어서 혼내주겠다"는 소비자들의 열띤 반응을 불렀는데요. 빵 사이에 피스타치오 크림을 넣은 데다가 빵 부분에 피스타치오 분태가 콕콕 박혀 있어 고소한 맛이 가득하다는 호평이 나옵니다.

이어 해태제과는 또 다른 대표 과자 '홈런볼' 피스타치오 맛 판매에도 돌입했습니다. 기존 홈런볼엔 초콜릿이 들었지만, 지난달 22일 출시된 신제품 안에는 피스타치오 크림이 들었죠.

커피 전문점도 빠지면 서운합니다. 스타벅스는 올해 초 크림 콜드 브루에 피스타치오를 넣은 '피스타치오 크림 콜드 브루'를 선보였습니다. 아티제는 부드러운 우유 얼음 위 피스타치오 크림과 견과류를 듬뿍 올린 '피스타치오 빙수'를 다음 달 30일까지 한정 판매하고요. 디저트39는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 바삭한 코코넛 플레이크를 얼음과 함께 갈아 만든 프라페 위 피스타치오 크림을 얹은 '두바이 초코 프라페'와 '피스타치오 크림 콜드 브루 라떼'를 최근 출시했습니다.

피스타치오가 고소하고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은 걸 확인하면서, 식품·유통업계도 피스타치오 맛 과자, 커피를 연일 선보이고 있는 겁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두색 더해지자 가격 '껑충' 뛰었지만…희소성에 인기↑

그러나 이 연둣빛 유행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유행이 이어지면서 피스타치오 등 주재료의 가격이 급등, 상품 가격도 더 높이 책정되기 때문이죠.

제과·제빵 재료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껍질을 깐 피스타치오 1㎏은 3만~4만 원가량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비싸게는 6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많은 쇼핑몰에서 구매 수량을 1~2개로 제한하거나 그마저도 품절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판매업체는 "탈각 피스타치오 주문량이 최근 두 달 사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주문 가능 수량을 제한하지 않으면 한 번 주문할 때 100개 단위로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3개월간 10개 이상 주문한 고객을 대상으로는 주문을 한동안 막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피스타치오를 가루 낸 분태도 3만~4만 원대고,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는 200g 기준 2만~3만 원에 판매됩니다. 1㎏ 기준 1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셈이죠. 주재료 가격이 뛰다 보니 이를 사용해 만든 디저트의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겁니다.

두바이 초콜릿과 피스타치오 디저트가 지금 같은 인기를 계속 유지한다곤 장담할 수 없습니다. 디저트는 SNS에서 다른 식품보다 더 빠르게 유행이 확산하는데, 지금까지 '반짝' 뜨고 진 디저트만 해도 한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죠. 탕후루도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지만 두바이 초콜릿 화제성에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은 물론 구하기 어렵다는 희소성, 이국적인 비주얼, 최신 트렌드라는 가치로 두바이 초콜릿, 그리고 피스타치오 디저트의 인기는 한동안 굳건할 듯합니다. 인기 제품의 경우 구매를 위한 '피켓팅'(피 튀길 만큼 치열한 티켓팅)이 벌어지는 등 구매 경쟁이 치열한데요. 일부 제품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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