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논란’ 마두로, X 금지령 등 머스크 저격
반이민 시위 두고 스타머 영국 총리와 공방전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브라질ㆍ베네수엘라ㆍ영국 정부와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를 밝힌 후 공교롭게도 잇달아 전 세계 좌파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X는 알레샨드르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의 ‘검열 명령’으로 브라질 사업장 운영을 즉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모라이스 판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서명이 담긴 문서를 공개했는데, 해당 문서에는 판사의 콘텐츠 삭제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브라질 X 대표에 체포 영장과 더불어 일일 2만 헤알(약 495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머스크도 X를 통해 “지모라이스 판사는 정의에 대한 완전한 수치”라면서 “비밀 검열과 개인정보 인계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모라이스 판사는 4월 가짜 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를 조사하면서 X에 관련 수십 개의 계정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머스크가 이를 거부하자 양측은 갈등을 빚어왔다. 머스크는 판사를 ‘잔혹한 독재자’이자 ‘브라질의 다스 베이더’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작년 기준 X 사용자가 약 2000만 명에 달하는 브라질은 지난해 ‘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며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머스크는 부정선거로 3선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도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머스크는 지난달 베네수엘라 대선 전에 엑스에 “베네수엘라 주민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회를 가질 때”라며 야권 후보 지지를 독려하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에 마두로는 지난달 31일 선거 당국 개표 시스템 해킹 시도 배후에 머스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 나아가 8일 X에 대해 열흘간 강제로 차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14년 만에 집권한 영국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정면 충돌했다. 영국 정부는 ‘어린이 댄스 교실 흉기 살인 사건’이 무슬림의 소행이라는 온라인 허위정보에서 촉발된 영국 극우 세력의 반(反)이민 시위에 대해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책임론을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는 5일 “영국에서 내전은 불가피하다”는 게시글을 시작으로 “영국 경찰의 대응은 일방적”, “왜 영국은 표현의 자유가 선별적으로 보호되나”, “두 얼굴의 스타머” 등 총리와 정부를 저격하는 글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