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일본 아사히카와 첫 자매결연 이후...35년간 20곳 국제도시와 ‘교류·협력’
클루지나 포카(루마니아)·톨루카(멕시코)·하이즈엉(베트남) 등 우호활동
하반기 시엠립(캄보디아)·얄로바(튀르키예) 등 방문해 기념사업 진행 예정
K-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드라마에서 시작한 한류는 음악과 다양한 콘텐츠를 넘어 최근 K-푸드(음식)까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수원특례시 역시 세계 속 다양한 국가의 도시들과 국제교류를 통해 그 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89년 첫 국제자매결연 이후 총 20곳의 국제도시와 자매결연 및 우호협력을 맺고 있는 수원특례시의 국제교류 성과를 살펴본다.
8월 1~3일 일본 북해도를 대표하는 아사히카와 시 여름축제장에서는 한국의 전통무용과 사물놀이 공연과 함께 수원갈비와 수원왕갈비 통닭 등 한식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수원시와 아사히카와 시의 자매결연 35주년을 기념하고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축제에 참가한 민간 대표들이었다. 수원시는 공무원 대표단 5명을 비롯해 총 24명을 아사히카와 여름축제에 파견했다.
우선 수원국악협회에 소속된 공연단 7명은 한국의 전통 복식을 갖춰 입고 사물놀이와 연희, 무용 등을 여러 차례 공연했다. 축제 개막 공연 및 무대 공연과 일본 대북 공연단과의 협연까지 축제 내내 한국과 수원의 멋을 자랑했다.
두 도시의 안녕과 축원을 기원하는 비나리로 시작된 공연은 화려한 볼거리를 넘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물놀이와 버나돌리기 등으로 현지 관람객의 흥미를 유도하며 호응을 얻었다.
또 5명의 수원 지역 음식점의 대표 조리사 등은 일본인들에게 수원의 맛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잘 알려진 수원갈비와 수원왕갈비통닭은 준비된 700인분이 3일 동안 모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수원의 특화 음식들은 다양한 축제 먹거리 가운데 자매도시 아사히카와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K-푸드와 수원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아사히카와시는 홋카이도 중앙부에 위치한 인구 33만 명의 도시다. 홋카이도에서는 삿포로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농업과 가구 생산이 주를 이루며, 관광산업이 발달해 북부지역 관광의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대규모 축제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자매결연 35주년 기념행사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수원시를 공식 초청했다.
수원시가 올해 10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아사히카와의 날’을 운영해 사진전 등 두 도시의 교류활동을 홍보하고, 아사히카와시에서는 100여명 이상의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모리나가 요시유키 한일우호친선협회장은 “올해는 자매도시 35주년의 해로, 가을에는 한일우호친선협회를 주축으로 많은 시민이 수원을 방문해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시와 아사히카와 시의 우정은 35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아사히카와 시는 1989년 10월 17일 수원시와 국제자매도시 협약을 체결해 수원시 최초의 국제자매도시가 됐다. 이후 두 도시는 활발한 교류를 통해 발전을 지지하고 서로 응원하며 우정을 쌓아왔다. 공무원 교류를 통해 우수 시책들을 전파하고, 매년 두 도시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참가를 지원하는 한편 청소년 교류도 정례적으로 운영했다.
수원시 대표단 방문 당시 이마즈 히로스케 아사히카와 시장은 환담에서 “수원시 대표단께서 아하시카와 여름축제를 빛내주셔서 감사하다”며 “10월 수원에서 다시 만나 35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올해 국제 자매도시와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가 많았다. 2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기념할 만한 도시들과 엔데믹 이후 오랜만에 교류가 재개돼 활발한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수원시는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루마니아 서북부 지방 중심도시 클루지나 포카시에 자매결연 25주년을 기념해 방문했다. 5명의 수원시 대표단은 ‘제12회 클루지의 날’ 퍼레이드와 한국 음식 체험행사 등에 참가해 1999년 6월 17일부터 시작된 인연의 명맥을 이었다. 수원화성문화제와 클루지의 날 등 축제에 서로 대표단을 파견하고 스포츠와 청소년 교류를 진행하며 민간교류를 중심으로 우정을 다져온 두 도시는 이번 방문에서 향후 경제까지 교류 영역을 확대하자고 의지를 다졌다.
자매도시 25주년을 맞은 멕시코 톨루카시에는 3월 ‘수원정원’이 생겼다. 1999년 11월 8일 자매결연을 맺은 톨루카시는 멕시코에서 다섯 번째로 큰 제조업 중심도시다. 톨루카시는 ‘데레드로비센테 게레로 공원’ 내 정원을 ‘수원정원’으로 명명하고, 그 옆에 수원의 모습을 담은 벽화를 개막했다.
가로 12m, 세로 2m 크기의 벽에 지역 예술가 플로르 안젤리카 플로레스 세라노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화홍관창 등을 그렸다. 앞서 20주년을 기념해 수원시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에는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베트남 하이즈엉성과는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았다. 2월 방문한 수원시 대표단은 ‘곤 손-기엡 박’ 지구에서 음력 정월 보름경 시작하는 하이즈엉성의 핵심축제와 평화기원제에 참석하며 교류했다. 두 도시 대표단은 문화예술과 스포츠, 교육, 관광, 시민, 청소년, 기업, 의료 등 교류협력 분야를 다각적으로 확대하며 모범적인 지자체 교류를 이어가자는데 뜻을 모았다. 수원시는 하이즈엉성과 2004년 7월 13일부터 자매결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수원시는 캄보디아와 튀르키예 자매도시와의 오랜 우정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자매도시 결연 20주년을 맞는 캄보디아 제2의 도시 시엠립주에 9월 말 방문해 교류협력을 강화한다. 시엠립과는 2004년 7월 16일 자매결연을 맺은 뒤 2007년부터 수원시와 민간의 지원으로 프놈끄라옴에 기반시설과 학교 등 교육시설을 건립해 ‘수원마을’을 만들고, 주민의 자립까지 일궈냈다. 수원시는 20년의 교류 역사를 기념하고, ‘새빛컴퓨터실’도 개관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얄로바시와 자매결연 이후 1999년 지진 피해 지역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2023년에는 위로 서한과 성금을 지원하는 등 튀르키예에 대참사가 있을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수원시는 시민교류위원회와 함께 활발한 도시외교활동으로 국제 자매·우호도시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원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이 동행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