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내렸다…항공·여행주 오랜만에 ‘미소’

입력 2024-08-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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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9.87포인트(1.15%) 오른 2618.30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29포인트(1.08%) 상승한 772.72에 거래를 마쳤으며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7.10원 오른 1371.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 강세)하면서 환율에 민감한 항공·여행주가 오랜만에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자재 수입 비용 비중이 높은 업종과 티몬사태로 위축됐던 여행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0.8원 내린 1332.2원을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단기 저항선이었던 1360원을 하향돌파하며, 1330원 초반까지 내려왔다.

환율이 떨어지자 수입 비중이 큰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도 움직이고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각각 1.58%, 2.6%씩 강세를 보였다. 원화 강세로 항공사의 연료비용이 감소하며 실적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하나증권은 “환율이 작년 3분기 대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고, 운항거리도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행수요도 충분해 여객운임이 반등하며 탑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원화강세에 추석 연휴까지 더해지면서 여행주 투자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하나투어(1.07%)를 비롯해 모두투어(3.14%), 롯데관광개발(1.61%), 노랑풍선(0.79%), 레드캡투어(0.19%) 등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정유주와 조선주도 원화 강세의 수혜주로 거론된다.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는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수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조선주는 원화 강세 구간에서 선박 수주량을 늘리고, 신조선가격이 오르며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전날 원화값이 달러당 1334원을 기록하며 약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30원대에 진입하자 HD현대중공업은 3.43%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이주원·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연됐던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중국 소비쿠폰 발행 등 경기 부양, 국내채권 WGBI 편입 가능성 등이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한하며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까지 달러인덱스 및 원·달러의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최근 급락에 따른 레벨 부담과 추가 인하 기대 조정 과정에서 단기적인 되돌림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분간 일본 환율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주식시장 강세’의 공식이 이미 올해 초부터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보다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불안과 관련된 엔·달러 환율의 변화를 확인해가는 작업이 더 유의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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