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의 AI 센터장인 장준영 변호사는 20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2회 AI 윤리법제포럼’에서 “AI G3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며 "해외 주요 국가들의 입법 동향을 살피면서도 우리나라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는, 우리나라의 비전을 명확히 담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변호사는 “국가 통제와 혁신 사이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을지가 큰 숙제가 될 것”이라며 “AI 법안을 도입한 국가들은 디지털 경쟁 세계에서 각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각기 다른 방법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AI 리스크에 대한 규제,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가져다 줄 혜택과 위험, 국내 AI 기술 혁신 및 산업발전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안의 추구 목표와 원칙을 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규율 방식과 그에 따른 추진 체계를 정립하고 의무 주체별 법적 의무 조치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함으로써 AI 기술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규제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 진흥을 위한 인센티브 등 산업 활성화의 기반을 위한 법 제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장 변호사는 “AI 관련 기업에 상담한 부담을 가하는 인공지능 법안에 AI 혁신 및 산업 진흥 차원에서 ‘선 허용-후 조치’ 원칙을 적용해 규제 샌드박스나 세이프하버 등 인공지능의 도입 및 활용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결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달 16일 취임한 유상임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분야에서 AI G3 시대를 열겠다”며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 진출 가능 생태계를 구축하고, AI 컴퓨팅 인프라 경쟁력 제고와 고품질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AI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외쳤지만 부처 간 AI 정책이 엇박자를 내면서 EU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겼다. 현재는 22대 국회에 6개의 AI 법안이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최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법 처리와 공영방송 정치 쟁점화 등 정쟁에 매몰돼 AI 법안의 입법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중국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은 앞다퉈 AI 규제를 위한 법안 제정에 나서고 있다.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AI 규제법의 성격은 각국의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다. 대표적으로 자국 빅테크가 없는 EU의 경우는 이용자의 권리 중심, 미국은 시장 중심, 중국은 국가 중심적인 AI 규제 철학을 담고 있다.
장 변호사는 “EU의 AI 액트가 미국의 빅테크의 시장 쏠림, 데이터 독과점 방지가 목적이라면 미국은 최소한의 규제다. EU에 비해 최소한의 수준으로 규제하고 자국 기업의 기술 발전이 촉진되는 부분, 기술 선도를 위한 부분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