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ㆍ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공공장소에 ‘상업’ 입혀 도심 살려
민간협력·세금 뒷받침 … 효과 커져
도심에 활력, 포용성, 형평성을 높이는 장소 조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장소 만들기는 도시를 아름답게 하고 그 기능을 높이기 위해 예술이나 도시 계획 기법을 이용하여 도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 일을 말한다.
미국은 코로나19 유행 때부터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최근 도심 오피스 공실이 높아져 도시 활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도심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내슈빌시의 5번가와 브로드웨이는 디자인을 통해 지역 사회를 하나로 엮는 연결 구조를 강조한다. 도심의 컨벤션 센터 지역을 보행자 중심의 복합용도로 개발했다. 주거, 사무실, 상점, 레스토랑을 통합하고 이벤트 공간, 시장, 라이브 공연장, 흑인음악 국립 박물관을 조성했다.
도심을 목적지 수준의 환경으로 만들면 사람들은 음식, 음악, 예술, 엔터테인먼트, 문화 등을 경험하기 위해 몰려든다. 이벤트를 통해 오픈 장소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혹시나 또 있을 다음 팬데믹에도 대처할 수 있다.
장소 만들기에는 도심의 낡은 업무 건물의 주택 전환도 포함된다. 빈 건물이 진정한 도심 자산으로 변신하면서 활력이 생긴다. 여기에 걸어 다니는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면, 도심이 중심성, 장소 특성, 연결성을 활용한 24시간 생활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종래의 재개발 방식에 활력, 회복력, 생명 등이 반영되고 있다. 사람, 문화, 활동, 경제적 조합이 더해져 더 나은 장소를 의도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 이렇게 재창조 지역이 합해지면 도심은 더 위대해진다.
공공은 장소 만들기가 가능한 빈 땅과 공공 공간 등 자산을 공급할 수 있다. 여기에 민간 협력, 세금 기반 인센티브 등을 가미하면 장소 조성 활동에 도움이 되며 인프라도 확보할 수 있다. 뉴욕의 브라이언트 공원은 공공장소와 상업적 기업이 융합해 이용객, 식당가, 점포, 아트 카트가 어우러져, 일반적인 공원과는 사뭇 다르다.
공공 민간 파트너십은 큰 힘이 된다. 예술가, 사업 개선 지구, 지역 시민 단체, 주택협회 등이 함께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이들은 자원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찾아 더 많은 매력, 재미, 포용성, 공평성을 보탤 수 있다.
도심의 오피스는 주택보다 세율이 높다. 하지만 미국은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사무실 임대료가 줄어 세수에 문제가 되고 있다. 도심에 홈오피스를 더 많이 채택할수록 세수 문제도 해결된다. 의도성과 목적의식이 있는 도심 장소 만들기가 중요하다. 새로운 장소 만들기에서 형평성과 포용성을 높이려면, 원래 이용자들도 계속 환영하는지 고려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프리덤 웨스트 홈 개발사업은 설계를 통해 기존 영세 거주자들의 주택 형평성을 강조하는 도시 재생 방식을 채택했다.
소도시에서도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있다. 대도시는 아무래도 주택공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작은 도시는 대도시가 이미 겪은 자금 조달의 다양성, 운영의 지속성, 다양성, 형평성 등에서 교훈을 얻었다. 플로리다 사라소타의 베이 파크는 문화를 강조해 매일 이벤트가 열리는 공원 단지다.
도심에 있는 그린웨이와 산책로는 여러 장소를 연결하고, 도심의 풍부한 문화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승용차 의존을 줄여 탄소도 절감한다. 보스턴의 도심 그린웨이가 대표적 사례다.
장소 만들기를 위해서는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꿈이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야 한다. 공공의 장려 정책, 성공 사례 탐구 등도 필요하다. 우리도 더 나은 도시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간소화된 프로세스를 더욱 다듬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