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강령술이냐”...‘에이리언7’ 4년 전 죽은 배우 AI로 되살려 논란

입력 2024-08-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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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작고한 배우와 닮은 인조인간 캐릭터 ‘루크’ 등장
유가족 동의 얻어 만들었지만 비평가·관객 거부감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

할리우드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 7편에 해당하는 ‘에이리언: 로물루스(Alien: Romulus)’가 4년 전 별세한 배우의 캐릭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생성, 실제 배우처럼 등장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주 세계적으로 개봉한 ‘에이리언7’에는 인조인간 캐릭터 ‘루크’가 등장한다. 루크의 외형이나 목소리는 1979년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고전 ‘에이리언’에서 영국 출신 배우 이언 홈이 열연한 인조인간 캐릭터 ‘애쉬’와 닮았다.

이언 홈은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의 ‘빌보’ 역으로 많이 알려진 배우로 지난 2020년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 영화 제작진은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AI 기술로 생성해 새로운 캐릭터 ‘루크’를 탄생시켰다.

영화를 연출한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최근 LA타임스 인터뷰에서 홈의 유족인 부인 소피 드 스템펠에게 먼저 이런 구상을 설명하고 의견을 구했으며, 스템펠 역시 열렬한 반응을 보여 실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인이 등장하는 장면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실존 배우 대니얼 베츠가 연기를 하고 이후 그의 얼굴 움직임과 목소리 연기를 캡처한 뒤 생성형 AI와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해 홈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변형했다.

알바레즈 감독은 해당 캐릭터를 만든 동기와 관련해 “그동안 여러 시리즈에서 재등장하지 않은 배우 중 유일하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이언 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AI 캐릭터의 등장이 일부 관객과 비평가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다고 BBC는 전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무덤 도굴이나 강령술 같은 딥페이크 기술”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영화 평론가인 크리스 에반젤리스타는 “진짜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간단한 진실은 이것이 나쁘게 보일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나쁜 아이디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BBC는 이런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해당 캐릭터의 출연 분량이 필요 이상으로 많고 클로즈업을 반복해 인공적인 이미지를 지나치게 부각한 것이 제작진의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알바레즈 감독은 AI 기술에 대한 논란에 대해 “우리는 배우로서 그 사람의 재능을 재현하는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캐릭터들이 가진 공통점은 닮았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매체 ‘더 바이트’는 “지금까지 주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생성형 AI를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사례 중 하나”라며 “향후 영화에서 이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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