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주로 사랑받았던 네이버·카카오(네카오)가 끝없는 추락 중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은 엇갈리는 중이다. 네이버는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반면,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카카오그룹주(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는 30만 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이 떠나는 등 투자자들의 외면까지 더해지면서 국민 밉상주로 전락 중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9.19%, 9.55%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1.8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스닥 상장사인 카카오게임즈는 4.07% 하락했다. 네이버도 같은 기간 4.36% 하락했다.
이에 같은 기간 카카오 4형제는 시가총액이 총 1조5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된 데다, 카카오페이가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이는 등 짧은 시간 안에 겹악재가 덮친 영향이다.
소액주주들은 카카오를 떠나고 있다. 카카오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소액주주는 지난 6월 말 기준 178만9654명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총발행 주식의 61.99%를 소액주주들이 보유 중이다. 소액주주는 지난해 6월 199만9126명에서 10.48%(20만9472명) 줄어들었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서도 소액주주 이탈은 계속됐다. 같은 시기 카카오뱅크 소액주주는 73만3984명에서 63만2541명으로 13.82%(10만1443명) 감소했고, 카카오페이 소액주주도 1만7625명(29만6541명→27만8916명) 줄었다.
카카오그룹에서 이탈한 소액주주는 총 32만8540명이다. 소액주주 수를 밝히지 않은 카카오게임즈의 현황까지 감안한다면 빠져나간 주주들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손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일(21일) 기준 연초부터 카카오를 매수한 개인은 평균 4만8400원에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28%가 넘는 하락세다.
반면, 네이버는 카카오그룹주와 마찬가지로 주가는 하락 중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사랑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네이버의 소액주주는 103만3170명이었는데, 올해 6월엔 106만4251명으로 3만 명 가량 늘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는 이달에만 네이버를 3100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 삼성전자(2조2398억 원), 유한양행(3251억 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과의 엇갈린 선택과 달리 네카오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이는 성장성을 바탕으로 실적이 늘어난 것이 아닌 광고 분야 등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에 대한 증권가의 평균 목표가는 직전 25만6864원에서 24만2136원으로 내렸으며, 카카오의 평균 목표가도 6만2875원에서 5만4458원까지 떨어졌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광고 성장률 회복에는 기저 효과가 있어 장기 추세를 확인해야 하고 커머스, 웹툰 등 장기 성장 동력 관련 지표가 부진해 멀티플 회복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거버넌스 우려 해소, 주주환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