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 생활 비용 감소ㆍ도시화 촉진’ 상반되는 인구 정책에…저출생 전망 심화

입력 2024-08-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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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산업공해로 중국 불임률 18%↑
“지역 활성화로 경제 성장ㆍ출산율 높여야”

▲15~49세 사이 가임기 여성 수 추이. 2100년까지 현재의 3분의 1 이하로 감소 예상. 출처 로이터통신

중국 정부가 저출생ㆍ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현 상황에 부합하지 않은 ‘고루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가파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도를 고려한다면, 도시 생활에 필요한 ‘비싼 생활비’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대응책들은 오히려 도시 생활 비용을 높여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달 중국 정부는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10년에 한 번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출산 친화적 사회’ 건설을 목표를 발표했다. 이어 육아와 교육 비용 절감 등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도시로 사람들을 더 많이 유입시키겠다고 밝혔는데, 주택 수요를 늘려 부동산 시장을 회복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도시 생활 비용 감소ㆍ도시화 촉진’이라는 상반된 가진 정책이 오히려 출산율을 낮출 수 있다고 짚었다. 도시화 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지만, 이는 결국 인구 정책과 도시화 정책이 상충해 장기적으로는 출산율을 더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중국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 추이. 과거에는 25세 전후였으나 최근 몇 년 간 더 늦어져 30세를 넘어섰다. 출처 로이터통신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불임률도 주요한 근거다. 중국의 불임률은 1980년대 2%에서 18%로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15% 정도인데, 도시의 업무 스트레스와 산업공해로 인한 요인이 불임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중국 농촌 지역의 합계 출산율은 1.54명인 데에 반해 상하이 합계 출산율은 0.6명으로 현저하게 낮았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인구학자인 이 푸셴은 “중국의 정책이 젊은이들을 가장 출산 친화적이지 않은 대도시로 몰아가고 있다”며 “오히려 출산율의 지속적인 감소로 이어지고 고령화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도시화 비율이 다른 동아시아 국가보다는 낮으므로 ‘지역 활성화’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도시화가 80~90% 정도 진행됐지만, 중국은 아직 65%에 그치기 때문에 농촌 지역을 더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도시화를 가속하는 것보다 농촌 지역을 살리는 것이 장기적인 경제 성장과 출산율 증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출산율 감소 추이. 2017년 이후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출처 로이터통신

중국 당국의 ‘출산 친화적 사회’ 건설 계획에는 육아 및 교육 비용 절감, 육아 휴가 연장,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치료 개선, 아동 보조금 및 세금 공제 확대 등이 포함된다. 미시간대학교의 윈저우 교수는 “육아 비용 절감은 그 자체로는 효과가 없다”며 “대신 여성이 가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특정한 가족 가치관이 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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