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적자…부동산 신탁사 '먹구름' 언제 걷히나

입력 2024-08-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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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4개 부동산 신탁업 분기순손익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부동산 신탁사들이 9개월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황 악화로 수주 규모가 급감하면서 수수료 수익은 줄어든 반면, 차입금 증가로 이자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실적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14개 부동산 신탁사는 올해 상반기 총 220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한신평은 수익 창출력 약화와 비용 부담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신탁사의 핵심 수익원인 토지신탁 수주가 급감하면서 토지신탁 보수가 감소하고 있다. 신탁계정대 투입으로 이자수익이 증가했으나, 차입금도 함께 발생하면서 이자비용 부담 또한 증가했다. 이에 이자 이익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로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개발신탁 사업 관련 대손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했다. 저조한 수주실적이 지속되고 있고, 개발신탁 관련 대손부담이 상존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적 회복에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14개 부동산 신탁사의 신탁계정대 잔액은 약 6조 원에 달한다. 분기 증가 금액도 4개 분기 연속 5000억 원을 상회하는 등 빠른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개발신탁 사업장에 대한 자금대여(신탁계정대)를 위한 외부 조달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6월 말 차입부채 잔액은 2조9000억 원으로, 분기 평균 약 4000억 원씩 증가하며 빠른 증가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을 확충하면서 신탁산업 자본 규모는 적자로 인한 이익잉여금 훼손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9월 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부채비율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별로 보면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2개사(코람코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를 제외한 12개사가 지난해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교보자산신탁, 무궁화신탁, 신한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등 4개사는 올해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신탁산업 자본 규모는 약 5조6000억 원, 부채비율은 약 68% 수준이다. 신탁계정대 투입을 위한 외부조달 확대, 대규모 손상 인식에 따른 자본 감소 등으로 대부분의 신탁사의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실제 14개 신탁사 중 대한토지신탁, 신한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3개사는 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한다.

한신평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사들의 재무적 부담이 높아지고 있고, 수익 전망도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우려가 있다"이라며 "시장이 회복되면 수수료 수익이 늘겠지만, 업황은 부동산 경기, 특히 금리나 정부 정책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 회복될지 예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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