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문턱 넘은 국산 신약 총 9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으며 최초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연 매출 1조 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FDA는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표적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대해 1차 치료제 사용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FG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1호 FDA 허가 신약은 2003년 LG화학의 ‘팩티브’다. 이후 다양한 신약이 FDA 문턱을 넘었고, 렉라자가 아홉 번째다. 이 중 렉라자는 국산 신약 최초의 FDA 허가 항암제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렉라자 뒤를 잇는 FDA 허가 신약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첫 주자는 HLB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으로, 올해 하반기 FDA 승인이 기대된다.
HLB는 올해 상반기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5월 FDA가 보완요구서한(CRL)을 요청하며 허가가 늦춰졌다. 당시 진양곤 HLB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10개월에 걸친 심사 기간 약효 전반에 대한 문제가 없단 점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향후 FDA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HLB는 올해 9월에서 10월 재승인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재허가 과정에서 FDA가 간단한 수정이나 추가 정보만 필요한 사례(Class 1)라고 판단하면 신청 후 두 달 이내 결과가 나와 연내에도 허가 소식이 전해질 수 있다.
HLB는 21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유한양행 ‘렉라자’ FDA 승인을 축하한다며 “HLB 역시 곧 간암 분야에서 FDA의 승인을 받아 뒤이어 국산 항암제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도 FDA 허가 가능성이 큰 국산 신약이다. 앞서 HK이노엔은 2021년 케이캡의 북미권리를 미국 세벨라 파마슈티컬스의 자회사 브레인트리 레보라토리스(Braintree Laboratories)에 기술이전했다.
현재 HK이노엔은 미국 파트너사와 비미란성식도염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연내 종료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미란성 식도염 임상 3상 종료를 예상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파트너사가 FDA 허가를 담당하고 있어 허가 신청을 언제 할지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늦어도 미란성 식도염 임상이 끝난 이후인 내년 상반기쯤 FDA 허가신청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미란성 임상 3상 결과와 FDA 허가 신청은 파트너사의 전략에 따라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FDA 허가신청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K이노엔은 전 세계 45개국과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력이 검증된 만큼, FDA 허가 후 퀀텀 점프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에 따르면 케이캡은 한국·중국·몽골·필리핀·멕시코·인도네시아·싱가포르·페루 등 8개국에 출시했고, 칠레·도미니카공화국·니카라과·온두라스·과테말라·엘살바도르 등 6개국 허가를 완료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시장 진출과 높은 성장세를 기반으로 케이캡을 2030년 매출액 2조 원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올바이오파마의 중증근무력증 치료제 ‘바토클리맙’, 아리바이오의 경구용 치료제 ‘AR1001’, 코오롱티슈진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TG-C’ 등도 FDA 신약 허가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