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욕먹는 은행권, 출연금 두 배 높아질까 '노심초사'

입력 2024-08-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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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16일 발표한 '2024년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은행 대출 연체율은 0.51%로 전월(0.48%)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연체율은 2월 0.51%로 4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분기 말 상·매각으로 하락했다가 4월 반등한 뒤 두 달째 상승세다. 5월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2조6000억원)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2조원으로 전월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이날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낸 은행들이 내년부터 서민 금융지원 출연금을 현행보다 두 배 가량 더 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최근 연체율 상승 등으로 리스크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수준의 이자수익을 거둬들인 데다 최근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여론도 부정적이어서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은행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비율을 높이는 법안(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논의한다. 전날 정무위는 법안심사 1소위와 전체회의를 통해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강준현·천준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은행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비율 하한을 금융위원회 시행령 개정안(가계 대출액의 0.035%)의 두 배인 0.07%로 높이는 내용이었다. 현행 출연 비율은 0.03%다. 여당에서 은행권의 부담이 클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당 비율은 최종 0.06%로 여야 합의됐다.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은행권의 출연 비율이 현행 보다 두 배 높아진다. 작년 은행권의 출연금이 1184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2000억 원 이상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야당은 은행권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출연금을 더 걷어 서민들의 금융부담 완화에 기여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강준현 의원실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적인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금융회사의 대출 이자 수익은 급증해왔다”며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은행이 30조 원에 달하는 이자 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금융권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형평성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익을 보고 있는 은행의 경우 그 출연비율을 높여 서민의 금융부담 완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출연금을 높이는 것은 전형적인 관치 금융이라고 주장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입법을 통해 진행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지금같은 경기둔화 시기에 서민금융 지원을 통한 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그 재원을 매번 은행의 수익으로 충당하는 것은 관치금융이고 은행권 밸류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2조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시행 중”이라면서 “은행에게만 과도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들이 끊임없이 발의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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