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인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과 매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금값은 우상향을 이어나가겠지만,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28일 메리츠증권은 "지금 금 투자에 섣불리 나서기에는 가격 부담이 커졌다. 금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에서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지탱하는 요소가 확인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 들어 금 가격은 1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안전자산이지만 올해 주요 자산군 중 연초 대비 22.1% 수익률도 가장 높다. 금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은 나스닥(18.1%), S&P(17.8%) 등 미국 주식이므로 미국 주식 변동성이 금보다 낮은 사실을 감안하면 체감 수익률은 훨씬 더 높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금이 상승한 이유는 수요, 그중에서도 투자와 중앙은행의 매수에 기인한다. 현재의 금융시장 환경만큼 안전자산인 금을 투자하기 편안한 조건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는 전쟁을 필두로 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분절화 등이 지탱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본격화된 점도 금 가격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외환보유액으로 달러, 유로화 등 화폐를 보유하고 있어도 결제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중국 등 신흥국은 금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및 실질금리와 금 가격은 역상관 관계를 보인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로 표시되는 금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금리의 경우, 금은 보유에 따른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수록 금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금 가격이 역사적 최고가를 경신한 만큼 중앙은행과 금 장신구 소비가 줄어드는 점은 이같은 수요 증가 요인을 상쇄한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점이 부담이다. 금 장신구 수요는 이미 하락했고 비상업용 순매수 포지션도 역사적 고점을 향해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시장에서 연준이 연내 100bp 이상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 점도 과하다. 미국 경기침체가 아니라는 전망 아래, 기대가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가 상승할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