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건설 지연시 수도권 안정적 전력공급 불가"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28일 경기 하남시가 '주민 수용성' 등을 이유로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증설 사업에 대해 인허가 불허를 통보한 것에 대해 "전자파 걱정은 극히 일부 세력의 흑색선전과 악의적 주장에 불과한 괴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전력망 건설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더는 지연·좌초될 수 없다는 것을 호소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한전은 외부에 노출돼 있던 동서울변전소의 기존 전력 설비들을 신축 건물 안으로 이전하는 옥내화 작업을 하고, 소음 및 주변 환경을 개선한 뒤 유휴부지에 직류 송전 방식을 도입하는 설비 증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하남시는 전날 동서울 변전소 옥내화 및 설비증설 사업 부지가 감일신도시 및 교육 시설과 인접해 있고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최종 불허 처분을 내렸다.
김 사장은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이 전자파 영향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으로 불허된 된 것을 두고 검증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한전 직원들은 변전소에서 24시간 근무하면서 수시로 전력 설비에 근접해 점검하고, 대도시 지하 변전소의 지상부와 송전선 바로 밑에도 사택을 지어 지금도 한전 가족이 산다"라며 "사장인 저도 34만5000V(볼트) 지하 변전소가 있는 한전아트센터에서 근무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실제로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건설 사업은 66개월 이상 지연됐고, 북당진-신탕정 건설 사업은 150개월, 신시흥-신송도 사업은 66개월 지연된 상황"이라며 "전력망 건설이 제때 완료되지 못하면 수도권의 안정적 전력 공급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사장은 동해안-수도권 HVDC 건설 사업 지연으로 이미 연간 3000억 원씩 총 2조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전망 건설 지연으로 원가가 싼 전기를 쓰지 못하면 결국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그간 한전은 동서울변전소에서 기존에 운영 중인 교류 전기를 받는 변환소 설비는 옥내화해 전자파가 줄어들고, 증설 변환 설비는 전자파가 없는 직류 방식이어서 환경 개선 측면이 크다고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왔다.
한전은 변전소에서 100m 떨어진 곳의 전자파는 0.2μT(마이크로테슬라)로, 가정 내 냉장고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현행 국내 전자파 안전 기준은 83μT다.
하남시는 지난 21일 지역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한전이 신청한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안을 불허 처분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력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2026년 6월까지 동서 방향의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를, 2036년까지 남북 방향의 서해안 송전선로를 첨단 HVDC 방식으로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전기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전은 전날 하남시에 공식 이의 제기 문서를 보냈다. 이어 내달 중으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