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지연 소문 '불식'…성장세 이어
삼성ㆍSK, HBM 수혜 기대감 ↑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에 대한 출시 지연 우려에 관해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다. 엔비디아는 계획대로 블랙웰을 4분기 출시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큰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2분기(5~7월) 실적 발표에서 차세대 AI 칩 ‘블랙웰’을 기존 계획대로 4분기 내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블랙웰은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호퍼 아키텍처 기반의 H100보다 성능이 2.5배 향상된 차세대 제품으로, 3월 ‘엔비디아 연례개발자컨퍼런스(GTC) 2024’ 행사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블랙웰의 최고 성능 제품인 GB200 시제품에서 설계 결함 등 문제가 발생해 출시가 내년 1분기로 지연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번에 엔비디아가 출시 지연 가능성에 공식적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랙웰 샘플이 파트너와 고객에게 배송되고 있다.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4분기에는 블랙웰에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 지연에 대한 시장 우려를 잠재우면서 현재 시장 상승세를 이어나가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300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287억 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이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올랐다.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 매출 역시 시장 전망치인 319억 달러를 상회하는 32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도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AI 칩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특히 엔비디아가 블랙웰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면 성장세는 가속할 전망이다. 블랙웰 기반 B100·200에는 HBM3E(5세대)가 8개, GB200에는 16개가 각각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HBM3E 8·12단 제품이 이르면 11월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마치고 납품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H100에 탑재되는 HBM3(4세대)는 납품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전체 HBM에서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중반, 4분기에는 60%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8단 제품은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3분기 중 양산·공급이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3를 사실상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이미 상반기부터 HBM3E 8단 제품도 납품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12단 제품 샘플을 5월 고객사에 제공했고, 3분기 양산해 4분기부터 납품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의 전 세계 HBM3E 소비 점유율이 올해 60% 이상으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85%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