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대상이지만 외국인 의식해 처벌은 미미
최근 당국이 VPN 속도 늦추며 경계
4년 전 VPN 이용자 뒤늦게 체포하기도
북한서도 VPN 인기, 당국 처벌 수위 높여
검열 감시 단체 그레이트파이어에 따르면 VPN 소프트웨어 최대 공급업체 중 하나인 익스프레스VPN이 최근 60일간 제공한 VPN은 이전 60일보다 41%나 더 느리게 실행됐다. 아스트릴이라는 또 다른 업체가 제공한 서비스도 이 기간 속도가 11%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그레이트파이어는 이렇게 추적한 10개 VPN 중 8개에서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확인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선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정부가 접속을 차단한 페이지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다는 불평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과거에도 중국에서 VPN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는 있었다. 대개 정치 행사가 집중된 봄에 발생했다. 그러나 지금은 특정 행사나 시점을 떠나 전반적으로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이는 온라인에서 방화벽을 넘는 시민에 대해 당국이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그레이트파이어 측 역시 “아마도 정부는 VPN의 위험이 이점보다 크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VPN을 사용한 혐의로 한 명이 체포된 것이 대표적으로 달라진 모습이다. 중국 공안은 “피의자는 VPN을 사용해 외국의 가짜뉴스가 중국에 유입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포된 시민이 VPN을 마지막으로 사용한 시기가 4년 전인 것으로 알려지자, 당국이 그를 본보기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현지에서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컴퓨터 보안업체 레코디드퓨처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정부 검열과 감시를 피하고자 VPN 사용을 점점 더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당국의 엄격한 처벌에도 VPN을 통해 해외 콘텐츠에 접속하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북한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몇 년 전부터 관련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이고 단속에 나섰다. 미국 뉴스위크는 “VPN 사용은 북한에서 여전히 불법이지만, 연구에 따르면 많은 주민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적발 시 처벌이 심각할 수 있다. 2020년에 통과된 새 법률에 따르면 특정 상황에서 외국 정보에 접근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