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에너지 불균형’ 해소할 유일한 자원
모빌리티·생태계 아우르는 수소 체계 구상
수익성보다는 ‘미래 먹거리’ 가능성에 집중
10년간 120조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힌 현대자동차가 핵심 사업의 한 축으로 ‘수소 사업’을 지목했다. 현대차는 당장의 수익성보다 수소 사업의 확장 가능성에 집중,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28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새로운 중장기 전략인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 ‘현대 웨이’는 △시장 대응 △모빌리티 △에너지 등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033년까지 10년간 관련 투자액만 120조5000억 원을 책정했다.
수소 사업은 이 중 ‘에너지’ 부문에서 주요 분야로 등장한다. 현대차는 에너지 패러다임이 수소로 전환되는 미래를 대비해 수소 사업자로서 역량을 미리 갖추고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수소가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 불균형’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격차라는 한계를 가지는 화석 연료 등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인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되는 것이다. 누구나 수소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의 수요도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 수요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시장 수요는 올해 약 9600만 톤(t)에서 2030년 1억t, 2040년 4억t까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현대차의 수소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켄 라미레즈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 부사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수소 사업 투자의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에서 약 5분간 수소 사업에 관해 발표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담당 임원이 나서 약 10분간 발표를 진행하는 등 그룹 내 해당 사업의 중요도도 커진 모습이다.
라미레즈 부사장은 “(수소는) 지정학적 격차로 인한 에너지 불균형 문제를 완화한다”며 “이는 수소 사회의 진정한 가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소는 탄소 중립 달성의 핵심 에너지원이며 뿐만 아니라 수소 수요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어디서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수소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는 발 빠르게 관련 사업을 확대, 정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현대모비스로부터 국내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그룹 내 수소 관련 연구·개발(R&D), 생산 품질 인력 등 기술력과 자원을 한곳으로 모아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대차의 수소 상용차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이미 독일, 이스라엘, 미국 등에 진출했으며 올해 6월 스위스에서는 누적 주행거리 1000만km를 돌파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 수소연료전지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입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빌리티를 넘어서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 사업의 수익 성장이 다소 더디더라도 꾸준히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번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수소는 기술 에너지로 갈 수 있어서 광물 자원을 벗어날 수 있는 ‘독립 자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별로 자립(Standing Alone)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저희(현대차)는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사장은 “30년 전 배터리 전기차에 대해 원가, 충전 등 다양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세가 됐다”며 “지금 수소에 대해서도 원가, 인프라 등 우려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는 저희가 해야 될 부분이고, 우리나라가 잘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수소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성과를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