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2금융권 풍선효과 우려커져
일부 보험사 금리 올리고 심사 강화
4대 시중은행이 연간 가계부채 관리 목표 한도를 초과하면서 금융당국이 강한 개입을 시사하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은행과의 금리 차가 크지 않은 일부 보험사의 경우 빗장을 걸고 있고, 저축은행업권에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무조건 대출을 막기만 하면 신용대출이나 대부업권으로 넘어간 차주들이 고금리에 허덕일 수 있는 만큼 가계 대출 정책에 숙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49%포인트(p), 0.3%p씩 올렸다.
이는 시중은행에서 막힌 대출수요가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과도하게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전 삼성화재의 금리는 최저 3.19%로 5대 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주기형) 금리 3.65~6.05%보다 낮았다.
전일 금융감독원은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간 경영계획 대비 150.3%를 초과했다며 적절하게 개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연내 가계부채 규모를 줄여 목표치를 맞추지 못한 경우 내년 계획 수립 시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목표치를 낮추는 패널티도 부여하기로 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권에 대한 대출 규제가 보험업권이나 중소금융업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러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재 은행권처럼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다른 보험사의 경우 금리를 인상할 계획은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리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대출조건을 보수적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대출 수요가 전이되기에는 금리 경쟁력이 약한 데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우려하는 풍선효과는 보통 시차를 두고 발생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대출요청이 늘어나는 등의 직접적인 수요 확대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경우 은행과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으로 인해 기존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더 크다 보니 가계대출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무조건 대출을 막으면 2금융으로 튀고 3금융으로 튀는 풍선효과는 당연하다”며 “투기꾼들 발라내고 실수요자에겐 대출을 지원하는 장기적이고 적절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