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폐쇄화 심화…‘일대일로’도 휘청
동남아 인프라 지출 공약 60% 넘게 이행 못해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천명하고 ‘신형 국제관계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그 일환으로 대미 관계 개선, 주변국·개발도상국과의 관계 강화, 새로운 다자협력 체제 구축 등을 추진했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설(대체할) 의도가 없지만, 대등하게 대해줄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기존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주변국·개도국과의 단결과 협력을 모색했다.
그러나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됐다. 이어 2021년 취임한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을 유일한 경쟁국으로 지목하고 압박을 더욱 노골화했다. 이에 더해 영국·프랑스·일본 등 다른 서방 국가들까지 동참해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서방의 노골적인 견제는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 등 무리한 국내 정책과 맞물리면서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입지를 더 좁아지게 했고 미국 ‘1강 구도’가 더 강화됐다. 이에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신흥강국이라는 의미에서 얻은 주요 2개국(G2)이라는 별칭은 시진핑 집권 수년 만에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은 서방과 안전하게 거리를 둔 채 중국을 세계 권력의 대안적 중심지로 만들고자 한다”며 “중국의 이러한 세계관을 묵인하는 대가로 신흥국과 개도국들을 경제적 이득으로 유혹해 자국의 궤도에 편입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미국 등 서구권에 대한 시 주석의 두려움과 편집증이 중국을 고립시키고 폐쇄적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무역을 제외하고 개인 여행에서부터 자본 흐름까지 국경 간 교류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