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용하거나 그만둬라”...이스라엘에 휴전 협상 최후통첩 계획

WP “미국, 조만간 양측에 입장 전달”
“수락 안 하면 미국 주도 협상 끝날 수도”
인질 6명 시신 확인에 이스라엘 전역서 대규모 시위
노조 2일 총파업 선언
트럼프 “바이든·해리스, 인질 죽음에 책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 앞에서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여성이 살해된 인질들을 추모하며 시위하고 있다. 예루살렘(이스라엘)/UPI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끝내려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협상 타결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여차하면 협상이 파기된 채로 끝날 가능성이 생겼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조만간 협상 당사자들에게 ‘협정을 수락하든 거부하든 결정하라’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행정부 관리는 “협상을 계속할 순 없다. 이 과정은 언젠가는 끝나야 한다”며 “양측이 수락하지 않으면 미국 주도의 협상은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질 6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것으로 인해 수주 내 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질지 작아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관리들에 따르면 미국은 전날 가자지구 라파의 지하 터널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인질 6명 시신이 발견되기 전에 이미 최종 제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과 수석 보좌관들은 살아있는 인질을 석방하는 협정을 맺고자 몇 달간 끈기 있게 노력했다”며 “인질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관리들은 협상에 대한 시급성이 되살아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1일(현지시간) 인질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텔아비브/EPA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협상 타결을 촉구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를 압박했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군중이 경찰 방어선을 뚫으면서 텔아비브 주요 고속도로가 봉쇄됐다. 또 8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이스라엘 주요 노동조합 히스타드루트는 2일 하루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과거 미국에서 중동 특사를 지낸 데니스 로스는 “하마스 정치지도자인 아히야 신와르가 자신의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며 “신와르는 이스라엘 총파업이 네타냐후 총리의 협상 조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파업은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협상 전략과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압박이 실패했다는 인질 가족들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는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질 사망에 대한 책임을 현 정권에 돌리면서 새 공격 수단으로 삼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일은 미국의 힘과 리더십의 완전한 부족으로 인해 발생했다”며 “카멀라 해리스와 사기꾼 조 바이든이 형편없는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또 “13명의 미국인 목숨을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철수 사건과 마찬가지로 해리스와 바이든의 판단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을 뿐 아니라 절대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불필요한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미국은 다시 강해질 것이고 그것이 세계를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