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중시하며 HBM 경쟁력 이끄는 ‘원팀’ 문화
“다음 세대 HBM 위해 인재 발굴·육성”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로 불리는 SK하이닉스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했다.
HBM 제품 구상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단 기간으로 단축한 것을 강점으로 꼽았지만, 무엇보다 HBM 제품 테스트와 고객 인증 등 ‘백엔드 업무’와 신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는 HBM PE(프로덕트 엔지니어링) 조직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보고 있다.
4일 SK하이닉스는 뉴스룸을 통해 HBM PE 담당 박문필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올 초 전사적으로 HBM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했다.
산하 조직인 HBM PE 조직 역시 △HBM 제품 테스트 및 검증을 통해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프로덕트 엔지니어링팀 △시스템 레벨에서 제품을 평가하는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팀 △제품 적기 개발 및 사업화 추진을 위해 고객과 회사간 협업을 주도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팀을 산하에 배치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박 부사장은 HBM 1등 리더십을 수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적기(適期)’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품을 적시에 개발하고 품질을 확보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HBM PE 조직은 품질 경쟁력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성까지 극대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부사장은 “HBM은 적층되는 칩의 수가 많은 만큼 여러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GPU와 결합하는 SiP(System in Package) 등 다양한 조건에서 성능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하기에 테스트 과정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제품을 빠르게 검증하고, 고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테스트 베이스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BM PE 조직의 주요 임무는 HBM의 품질을 더 높이고 신제품 기획 및 개발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HBM 주요 고객사를 위한 소통 창구인 오픈랩(Open Lab)을 운영 중이다.
박 부사장은 입사 후 약 15년간 D램 설계 직무를 수행한 후 2018년 D램 PE 직무로 전환했다. 당시 4명의 소수 구성원으로 출발했던 팀은 5년여 만에 70여 명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박 부사장은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제품으로 HBM을 꼽았다.
박 부사장은 2022년 HBM3 고객 인증을 회상하며 “제품 출시를 목전에 둔 상황이었고 회사는 다운턴 시기로 어려웠다”며 “고객 시스템 레벨에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확보하며 대응 역량의 수준을 한층 높이는 성과도 얻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HBM의 성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6월에는 회사 핵심 기술진과 함께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SUPEX추구대상’을 수상했다.
박 부사장은 “이번 수상이 값진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과 희생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성공의 사이클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1등 자부심’이 SK하이닉스의 DNA로 자리 잡을 것이며 나아가 회사의 저력으로 발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박 부사장의 다음 목표는 12단 HBM3E와 HBM 6세대 제품인 HBM4의 성공적인 사업화다. 그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제품의 압도적인 성능과 경쟁력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 협업 및 신뢰 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겠다”며 “새로운 HBM 시대에 대비해 백엔드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데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