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9월 모평, 킬러문항 배제하고 EBS 연계 체감도 높여"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4일 치러진 가운데 EBS와 입시업계에서는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11월 본수능에서 난이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상위권 N수생이 입시에 대거 유입되고 있어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어 영역은 '불수능'이라고 불린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난이도가 쉬웠다고 분석됐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 중앙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2024학년도 수능 및 올해 6월 모평보다 쉬운 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문의 정보가 비교적 명시적으로 제시되어 있고, 문항의 선지와 지문 정보가 내세우니 분명히 드러나도록 출제해서 시간 부족의 어려움이 경감되도록 안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입시업계도 비슷한 평가다. 종로학원은 "킬러문항 배제 방침 적용 이후 가장 쉽게 출제됐다"며 "최상위권대에서는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16번 문항 외에 어려운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수학 영역은 '불수학'이라고 평가되는 지난해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EBS 수학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이번 수학영역이 작년 수능이나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평했다.
그는 "변별력에 따른 문항의 배치 면에서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와 흡사하며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근거해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골고루 출제됐다"며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 그리고 주어진 상황을 통해 추론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문항, 중상위권 학생도 접근 가능한 문항들이 다수 출제됐다"고 말했다.
반면 입시 업계에선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회의적 분석도 나왔다. 종로학원은 수학 영역 시험 종료 직후 분석 자료를 내고 공통과목(1~22번)은 6월 모의평가 대비 상당히 쉬운 수준, 선택과목(23~30번)은 6월 모의평가 대비 쉽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변별력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영어 영역은 난도 논란이 일었던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수능보다도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다.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영어 대표 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우리말로 해석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을 배제했다”면서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정확하게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항들을 다양한 유형에서 출제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어는 지난 6월 모의평가 당시 크게 어려워 논란이 일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영역은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으면 1등급이지만, 당시 1등급 비율은 1.47%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김 교사는 “절대평가의 기조에 맞는 적정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면서 “문제풀이 기술에 의존하기보다 공교육을 통해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춘 수험생들이 정답을 맞힐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 출제 방향을 묻는 질문에 심 교사는 "마지막 70여일을 어떻게 준비할지 (평가원에서) 주는 메시지가 있다"며 "개념학습을 남은 기간 하면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변별력을 가진 문항들을 포함한 수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고 말했다.
윤윤구 한양대사대부고 교사는 "수험생들이 전략적 측면에서 본다면 수능이 어렵다라는 전제를 하는 게 맞다"며 "이 전제로 충분한 학습을 하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편, 평가원은 이날 모의평가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2154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과 523개 지정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됐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 출제 방향’ 자료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