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75장 사면 만찬 초청할게”…트럼프, 디지털 카드ㆍ운동화 등 판매에 ‘장사치’ 비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월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새로 출시된 운동화를 소개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미국)/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까지 10주 남은 상황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자신의 이미지가 담긴 디지털 수집용 카드를 장당 99달러(약 13만 2700원)에 판매한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체불가토큰(NFT) 형태의 카드를 15장 이상 사면 자신이 대선 TV토론에서 입었던 정장 조각을 넣은 실물 카드를 받을 수 있고, 75장을 사면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리는 만찬에 초청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3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재임 기간 사진이 담긴 책을 홍보했다. 그는 “미국 역사에 꼭 필요한 것”이라며 사인 없이는 99달러, 사인이 있으면 499달러로 판매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렇게 얻은 이익이 트럼프의 선거 운동에 쓰이지 않고, 개인 사업체에 사용된다는 점이다. WP는 어떤 대선 후보도 자신의 선거를 영리사업과 밀접하게 연결한 적이 없다며, 운동화와 금목걸이까지에도 자신의 이름을 팔고 판매한다고 짚었다.

미국 정부윤리청(OGE)의 돈 폭스 청장 대행은 "대통령직이나 대선 출마를 트럼프처럼 수익화에 이용한 전례는 역사에 없으며 특히 근대사에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2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운동화를 홍보한 전력이 있다.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행사에 참여해 제품 홍보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시간을 많이 투입할 필요가 없는 라이선스 계약과 출연료를 받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회사 웹사이트에서 더 비싼 가격으로 같은 물건을 파는 것도 꼬집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캠페인에서 사면 40달러이지만 회사 웹사이트에서는 55달러를 내야 한다.

민주당은 수익을 영리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유권자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대선 캠프의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성경이나 못생긴 운동화를 팔고 다니는 것뿐만 아니다"라며 "정치 후원금을 개인적인 법률 비용을 내는 데 사용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자신의 수십억 달러 규모 부동산 제국을 뒤로했고, 대통령 급여를 기부했으며, 재임 기간 총자산 가치가 실제 하락한 최초의 대통령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