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패 좌우할 분수령
양극화·보도에 피로감↑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후보는 10일 오후 9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개최되는 ABC 주관 대선 토론회에서 90분가량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예정이다.
경제, 이민, 생식권, 범죄, 외교 정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특히 양측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회가 부동층을 움직여 판세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대선 후보 TV 토론은 대선 승패를 가르는 중대 변수로 작용했다. 1960년 40대의 존 F. 케네디 당시 민주당 후보가 햇볕에 그을린 피부와 유창한 언변으로 건장함과 자신감을 부각해 승리 흐름을 결정지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책 내용뿐만 아니라 외모, 표정, 몸짓 등 인상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첫 번째 대선 후보 TV 토론회를 앞두고 많은 미국인이 양극화된 정치와 수백 개씩 쏟아지는 뉴스 기사에 피로감이 쌓이면서 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구독을 취소하고, 앱을 삭제하고, 알림을 끄고, 선동가들의 팔로우를 취소하면서 정치를 멀리하고 있다. 곧 열리는 대선후보 TV 토론회나 그 여파에도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확고한 정치적 견해를 지닌 사람들조차도 열정적 토론에 참여하기보다는 무심한 척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세상사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양의 뉴스 헤드라인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고 판단한 이들은 정치판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4월 성인 87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62%가 선거운동과 후보자들에 대한 지나친 보도로 인해 지친 상태라고 답했다. 이러한 피로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선 하자,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 등 보도가 더욱 증가하기 전부터 나타났다.
브렛 큐 포드 토론토 대학교 심리학 부교수는 “정치는 만성적 스트레스 요인이며 참여하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의 하나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드 부교수와 동료 등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인을 추적한 결과 정치적 사건이 종종 사람을 지치게 하는 부정적 감정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