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에 특화된 VIB로 고출력ㆍ단주기 ESS 시장 공략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특화된 바나듐이온배터리(VIB)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가 고출력ㆍ단주기 ESS 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 1분기까지 메가와트시(㎿h)급 양산체제를 구축한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l), 데이터센터 등과 같이 절대적인 화재 안전성이 요구되면서 급속한 충ㆍ방전 성능이 필요한 ESS 분야는 VIB만이 가능한 시장”이라며 “(VIB 시장은)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3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바나듐이온배터리는 에너지 저장에 특화된 원소인 바나듐과 발화 위험이 없는 수계 전해액을 사용한 차세대 배터리다. 97% 이상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바탕으로 기존 이차전지 대비 고출력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5만 회 이상의 충ㆍ방전 테스트를 통과하고 최소 20년 이상 운용할 수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중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1시간에 3번 이상 충ㆍ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VIB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고출력과 안전성이 함께 요구되는 분야는 AI, 데이터센터, 도시전철의 회생제동, 전기차 급속 충전기, 건물 내 ESS 등이다. 데이터센터 등의 IT 인프라는 화재가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만, 데이터 처리량에 따른 전력 사용량의 변화가 커 급속 충ㆍ방전이 필요하다.
도시전철의 경우 정차 시 직류 1600볼트(V)의 전력이 10~30초간 급속하게 발생하는데, 이 전력을 빠르게 저장하고 방전할 수 있으면서도 역사 내 설치가 가능한 안전한 배터리가 요구된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이날 간담회에서 내년 1분기까지 ㎿h급 VIB 양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생산량은 현재 대비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현 사업본부장은 “현재 생산량 규모로는 문의를 하는 회사들의 물량을 충족하기 어려워 내년 이후로 공급 시기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양산 시설이 구축되면 내년 중반 이후에는 원활한 VIB 공급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VIB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이동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차기 모델은 더욱 높은 에너지 밀도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대량 생산에 적합하게 구조를 단순화해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며 “이르면 2026년에는 새로운 VIB를 만나보도록 연구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VIB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셀 관통 시연과 화재 시험 영상이 공개됐고, 상반기 VIB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경기도 용인 현대건설 연구시설과 전남 나주의 파이온일렉트릭 설치 현황도 공유했다.
김부기 대표는 “VIB는 ESS에 가장 최적화된 배터리로, 리튬계열 배터리가 모바일용 시장에서 가졌던 경쟁우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향후 본격적인 생산 증가와 사업화를 위해 함께 생산 및 판매할 파트너를 국내ㆍ외에서 만들어 VIB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