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9조3000억 증가…2021년 7월 이후 최대
주담대, 2004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7·8월에 13조8000억 늘어
한은 “9월 정책 효과·은행 노력·추석 영향으로 축소 예상하지만 불확실성 커”
한은이 11일 발표한 ‘2024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담대는 8조2000억 원 증가했다. 전월(5조6000억 원)보다 2조6000억 원 증가폭이 확대됐다. 2004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폭이다. 주담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8월에 9조3000억 원 증가했다. 전월(5조4000억 원)보다 4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2021년 7월(9조7000억 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에 대해 “주담대의 증가규모가 수도권 중심의 주택 매매거래 증가,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7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만8000호로 6월(4만3000호)보다 5000호 늘었다. 수도권 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같은 기간 2만3000호에서 2만7000호로 증가했다.
7·8월에 가계대출은 14조7000억 원, 주담대는 13조8000억 원 각각 증가했다. 주담대의 경우 2022년 한 해 증가액(13조8000억 원)과 같은 수준으로 늘었다.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이 7월에서 9월로 연기 된 두 달 사이에 급증한 것이다.
박민철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8월 주담대 증가는 5~6월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어난 매매 거래가 주담대 실행으로 2~3개월 시차를 두고 연결된 것이 주된 요인”이라며 “대출 규제가 도입 예정이면 대출 선수요가 발생한 측면이 있는데 그게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민철 차장은 가계대출과 주담대 증가세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9월에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10월 이후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차장은 “9월에 가계대출, 주담대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 연휴 효과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정부 대책 및 은행권 노력도 있어 8월만큼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달부터 정부정책이 본격 시행되고, 정부정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9월에는 일시적 요인은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10월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10일에 공개된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을 보면 한은 내 담당부서는 “정부정책과 금융여건, 수급상황 등을 과거 상승기와 비교해보면, 최근 수도권의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는 단기간내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내년 이후 전망과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금통위에 보고했다.
관련 내용에 대해 박 차장은 “(가계대출, 주담대의) 방향성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주택시장 상황도 변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차장은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주택 상승 기대가 여전하고 가을철 이사수요, 금리 인하 기대감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서 경계감을 가지고 주택시장 상황, 가계대출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보면서 추가적인 대책으로 단계적인 대응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