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ㆍ매장 경험 구분에 방점
취임 100일간 미국 집중…중동ㆍ중국도 확장 계획
세계 최대 커피 전문 체인점 스타벅스의 브라이언 니콜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취임 일성으로 “스타벅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니콜 CEO는 첫 출근 다음날인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매장을 방문해 직원·고객들과 얘기를 나눈 결과 우리가 핵심에서 벗어났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테이크아웃과 매장 취식 서비스를 명확히 구분해 ‘커뮤니티 커피숍’으로 되돌리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스타벅스는 올 2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역성장하는 등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급증하는 모바일 주문으로 바리스타들의 업무가 과중되고 대기 줄이 길어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그 결과 수십 년 동안 이어온 아늑한 커피숍의 이미지가 사라졌다.
니콜은 “바리스타들에게 힘을 실어줘 훌륭한 음료를 만들 수 있는 도구와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취임 첫 100일 동안은 미국 사업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제 기술 투자, 공급망 효율화, 모바일 주문 플랫폼 업그레이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사업에 대해서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동에서 일어난 불매 운동에 대해서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알렸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생한 이후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자금을 댄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중동을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불거졌다.
저가를 내세운 현지 업체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 사업에 대해서는 “역동적인 시장에서 성장을 포착하고 우리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인 방법을 이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구원투수로 기용된 니콜은 임명 첫날부터 회사 전략을 수립할 권한을 얻어 눈에 띈다. 전임자인 랙스먼 내러시먼이 스타벅스의 상징인 녹색 앞치마를 입고 40시간에 달하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 등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밑에서 6개월 가까이 CEO 교육을 받은 것과 차이가 크다.
니콜은 2018년부터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에서 경영 혁신을 성공적으로 주도해 요식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의 CEO 재임 기간 치폴레의 순이익은 7배 늘었으며 주가는 약 800% 폭등했다. 이에 슐츠 설립자는 총 8500만 달러(약 1138억 원)에 달하는 보수를 약속하며 전격 영입했다. 시장은 해당 소식을 반겼다. 영입 발표 당일인 지난달 13일 스타벅스 주가는 24.5%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