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3재가 낀 것 아닌가요.”, “밸류업(가치제고)은 간곳없고, 믿었던 외국인까지 떠나는 걸 보면 ‘국장(국내증시)은 끝난것 같다.” 투자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나 증권 프라이빗뱅커(PB) 지점에는 투자자들의 하소연과 성토가 넘쳤다.
국내 증시에 ‘3재(災, 3가지 악재)’가 들었다. 전문가들은 △각종 악재(경기침체, 엔화강세)가 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실적 등 상승 동력은 힘을 잃고 있고 △외국인은 떠나는 이른바 ‘3재’가 당분간 시장을 지배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본다.
국내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낮아진 곳이 절반가량 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35개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 시장 상장사 중 111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과 비교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50%에 가깝다. 반면,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이 82곳, 전망치가 유지된 기업이 42곳으로 나타났다.
최근 증시 전체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사들의 이런 실적 전망치 하락으로 침체가 가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 등은 지난 8월 1일 54조6592억 원에서 10일 51조4943억 원으로 3조 원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은 각각 10조9050억 원, 6조808억 원에서 8조4219억 원, 5조8125억 원으로 코스피는 2조4831억 원, 코스닥은 2683억 원 감소했다.
시장에는 악재들로 넘쳐난다. 당장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 공포의 그림자가 증시를 집어삼킬 태세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 경제가 둔화했다’고 진단한 데 이어 노동시장엔 냉각 신호가 켜지면서다.
‘엔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도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은 한국증시를 등지고 있다. 코스피의 경우 8월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7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도 속도는 지난해 초 이후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와 코스피 하락의 상관성을 보면 1조 원의 순매도당 -1.4%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증시의 향방도 안갯속이다. 11월 미국 대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 등을 앞두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글로벌 경기 하강과 금투세 시행 가능성 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용찬 iM증권 연구원은 “9월 증시에서 반등을 모색하기는 이르고, 11월 초에는 미 대선, FOMC 이벤트를 앞두고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하강, 트럼프 무역분쟁 리스크, 금투세 시행 가능성, 부동산 때문에 지연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강 국면을 지나고 나면 충분히 싸진 국내 증시에서 다시 기회가 나타날 수도 있겠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