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원석 “검찰 악마화 현상 심화…양극단 사이 중심 잡아야”

입력 2024-09-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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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임기 마치고 퇴임…“양측 비난·저주 견디며 버틴 시기”
수사권 조정‧검수완박 등 文 정부 검찰개혁 추진도 비판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인 이원석 총장이 2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 총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이 세상사 모든 일을 해결해 줄 만능키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장은 “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해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했다”며 “한쪽에서는 검찰독재라 저주하고,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고 말했다.

또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에 심화된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로 인해 오로지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자기 진영을 방어하는 데에만 매달리는 양극단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며 “검찰은 옳은 일을 옳은 방법으로 옳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총장은 “2022년 5월 수사권 조정과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겪고 난 검찰은 말 그대로 병들어 누운 환자였다”며 “뜻을 잃고 망연자실하게 손을 놓은 검찰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정부는 범죄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할 형사사법기관인 검찰과 경찰의 역할과 기능을 쪼개고 나누고 분산해 서로 갈등하도록 만들었다”며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 그렇게 해서는 일이 되지 않고, 이는 시대정신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총장은 임기 중 성과로 민생침해범죄 대응, 각종 합동수사단 출범, 담합 불공정거래 엄벌 등을 꼽았다. 제주 4·3 사건과 5·18 민주화 운동 등 과거사 관련자에 대한 명예회복 등도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이 총장은 2022년 5월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시작해 같은 해 9월 검찰총장에 취임, 2년 4개월의 임기를 모두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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