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표 예매 트래픽 절반은 '매크로'…암표 거래 성행

입력 2024-09-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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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씨랩 분석, 전체 IP 중 8%가량이 전체 트래픽 50% 발생시켜
명절 기차표 암표 기승…웃돈 주고 기차표 판매 "실제 처벌은 0건"

▲추석 승차권 비대면 예매가 시작된 8월 1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 전광판에 추석 승차권 예매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내 기차표 예매 홈페이지에서 발생하는 전체 트래픽의 절반을 매크로 IP가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래픽 매니지먼트 기업 에스티씨랩이 7월 4일부터 10일까지 국내 기차표 예매 홈페이지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예매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의 50%가 매크로라고 밝혔다. 접속 IP 10만 건 중 8.01% 가량이 매크로 IP였다.

이 중 50.54%는 셀레니움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셀레니움은 웹 어플리케이션을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도 하루 이틀 안에 매크로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사용 방법이 간단하다. 현재 각종 블로그와 유튜브에는 기차표, 공연 등 각종 예매에 셀레니움을 활용한 매크로 제작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에스티씨랩 관계자는 "전체의 8%밖에 안되는 IP접속(매크로접속)이 전체 트래픽의 50%를 차지하며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평시에도 그런데 추석 때는 매크로가 발생하는 트래픽 발생이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명절을 전후로 중고나라 및 카카오 오픈 채팅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승차권 가격에 2만 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행 철도사업법에는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초과한 금액으로 타인에게 판매한 자에게 최대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3일 오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추석 KTX'를 검색하자 승차권을 판매하려는 채팅방이 검색되고 있다. (카카오 오픈채팅 캡처)

9일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국회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정부의 KTX 암표 판매에 대한 단속 및 과태료 부과 실적은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표 단속 권한을 지닌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경찰) 역시 최근 10년간 적발 건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렇게 팔린 기차표가 실제 수요로 돌아가지 못하고 반환된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4년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코레일 열차 승차권 반환율은 연평균 41%에 달했다. SR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반환율이 15%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공사 측은 “암표 거래에 대한 적발, 과태료 부과 등 단속 권한이 없다”고 밝히며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관련 게시글 삭제 요청 등은 하고 있다”고 조인철 의원실에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인철 의원은 “암표상이 활개 치고 귀성객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이 연례적 행위로 굳어진 것은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의 업무 태만”이라며 “한국철도공사 등 관련 기관에 암표 거래 근절을 위한 단속 권한 부여 등 법과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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