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에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을 매수한 뒤 ‘1년 이내’에 팔아치우는 비율이 연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서울과 인천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 보유 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단기 매도를 줄인 요인으로 꼽힌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도인 보유 기간별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집합건물 매도 건수 중 보유 기간 ‘1년 이하’ 거래량의 비중은 1월 2.83%에서 지난달 1.77%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도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1월 4809건에서 8월 8771건으로 늘었지만 보유 기간 1년 이하 거래량은 136건에서 155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인천 역시 서울과 마찬가지로 1년 이하 보유자의 집합건물 매도세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1월 매도 건수 중 보유 기간 1년 이하 거래 비중은 6.30%에 달했지만 8월에는 3.93%로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인천의 매도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2461건에서 3615건으로 1100건 이상 늘었지만 보유 기간 1년 이하 거래 건수는 1월 155건에서 8월 142건으로 줄었다.
반면 집값 상승세가 저조한 곳에선 최근 주택 단기 매도세가 연초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다. 수도권에서 속하는 경기지역에선 1월 보유 기간 1년 이하 거래량 비중이 2.78%였는데 8월에는 3.00%로 소폭 늘었다. 미분양 주택 적체가 심한 대구에선 1월과 8월 모두 3.3%로 같았다.
서울과 인천 등 특정 지역에서만 집합건물 단기 매도 비중이 급감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동향에 따르면 최근 3개월(8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58% 올랐다. 전국 평균은 0.02% 오르는 데 그쳤다. 인천은 같은 기간 0.15% 올라 전국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구는 이 기간 –1.1%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단기 매도 비중 변화와 집값 사이의 상관관계가 확연히 드러났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단기 매도 비중이 급감한 것은 상대적으로 집합건물의 매입 가격이 비싸 단기 매도 부담이 큰 데다 아파트값이 상승해 매도 대신 보유로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단타 매도가 줄어든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투자보다 실거주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단타 매매 비중은 대표적인 투자 지표로 볼 수 있고, 이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투자로 주택을 사들인 뒤 파는 비중은 줄고 실거주자가 늘어난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며 “전반적인 상황 자체가 실거주자에게 우호적이고 투자자에겐 금융이나 정책 등이 불리한 상황이라 단타 매매 비중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단타 매매 비중이 또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