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진영 일부 후보 “새로운 후보 단일화 방식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할 것”
다음달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보궐 선거와 관련해 일찍이 단일화 수순을 밟아 왔던 진보 진영에서 균열이 생겼다. 단일화 기구에 참여해 온 예비 후보 중 일부가 단일화 경선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추후 기구를 따로 구성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13일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에 참여 중인 강신만, 김경범, 김재홍, 안승문, 홍제남 예비 후보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진위가 후보들이 합의한 단일화 방안을 묵살하고 추진위 안을 강제했다"면서 "이후 상황에 따라 새로운 후보 단일화 방식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려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에는 이들 후보 외에도 김용서, 곽노현, 정근식 예비 후보 등이 참여 중이다. 그간 추진위에서는 단일화 룰을 두고 후보들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룰 확정이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추진위는 각 후보에게 1단계에서 선거인단 1인 2표제 투표를 실시하고 2차에서 여론조사와 1단계 성적을 5대 5로 반영해 최종 후보 1인을 뽑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연 후보 5명은 1단계에서 1인 4표제로 하자고 요구했고, 2단계에서는 여론조사의 반영 비율에 대해 서로 이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진보 진영에서 이 같이 단일화 경선 룰을 두고 진통을 겪는 사이 보수 진영에서는 기구 단일화에 합의했다. 앞서 단일화를 주도해 온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와 '보수 후보 단일화 제3기구'는 이날 하나로 통합됐다고 알리며 '서울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 선정 심사 관리위원회'로 함께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로부터 서울교육감 예비 후보 사퇴 압력을 받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예비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서울시교육감으로 출마한 저에 대한 악의적 비방과 부당한 사퇴 압력이 난무한다"고 밝혔다.
곽 후보는 앞서 12년 전 선거 비리로 당선 무효형을 확정 받고 직을 잃었다. 그는 당시 선거 보전금으로 받은 35억 원 중 30억 원을 미반납한 채 이번 선거에 출마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으로부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그는 미반납한 선거 보전금에 대해 "지금도 연금 일부를 압류당하고 있고 평생 동안 노력해야 한다"면서 "엄청나게 억울하다"고 했다.
또 곽 후보는 "여론조사 1위를 한 후보가 사퇴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선거 완주 의지를 밝혔다. 이어 "퇴행하는 윤석열 정권의 교육 정책을 탄핵하고 멈출 수 없는 혁신 미래 교육을 다시 진전시켜야 한다"며 "뉴라이트 세력이 교육마저 지배하려는 사태를 두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8∼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곽 후보가 진보 성향 후보 중 선호도 14.4%로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무선 ARS 자동응답 조사(휴대전화가상번호 활용)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