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연휴에도 투자자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게 하는 투자정보가 있다. 바로 '올빼미 공시'다.
올빼미 공시는 설날·추석 연휴 등 긴 휴장 기간을 앞두고 직전에 기업의 악재성 정보를 알리는 공시를 말한다. 연휴 직전일 오후 3시 30분 정규장을 마친 시간부터 자정 사이에 공시가 나오기 때문에 다시 장이 열리는 날에 대규모 주가 급락을 일으킬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가장 최근 공휴일이던 지난 광복절 연휴 직전 14일에는 장 마감 이후부터 이날 밤 9시 10분까지 총 1879개의 공시가 올라왔다. 당시 올빼미 공시 중에는 기업의 반기보고서, 기업현황보고서 등 정기공시 사항도 있었지만, 기업의 부정적 이슈를 알리는 악재성 공시가 절반 이상인 1000여 개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반기보고서 감사의견 부적정 △투자주의 환기종목·관리종목 지정 △횡령ㆍ배임 혐의 진행사항△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 관련 절차 △파생상품 거래손실 발생△△채권은행 등의 관리절차 개시 신청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이다.
대부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한정 등을 받고 재무상태가 불안정했던 기업들이다. 장을 마친 지 3시간가량 지나고서야 세원이앤씨는 오후 6시 7분, 삼부토건은 오후 6시 56분에서야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기업들의 감사보고서에는 상반기 영업손실, 계속기업 불확실성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매년 휴장일을 앞두고 기업이 악재성 정보를 쏟아내는 올빼미 공시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기업이 연휴 전날만큼은 장 마감 이전에 공시하라고 강제할 방안은 없다.
결국 현재로서는 투자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투자 중인 기업에 대한 정보를 연휴 직전까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 매매일 장 종료 직전까지 공개된 해당 기업의 정보를 꼼꼼하게 살피거나, 악재성 공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주식 비중을 미리 축소해 손실 가능성을 피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