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야기’로 인명피해를 입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이례적으로 해외 원조를 요청했다.
15일(현지시간) AFP·AP 통신 등은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지난 13일 현지 매체를 통해 “부 관리들이 외국과 접촉해서 피해자들에게 제공할 구조, 구호물자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발표했음을 보도했다.
미얀마 정권은 지금까지 내전과 자연재해로 위기에 봉착했을 때도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거부해왔다.
지난해 태풍 ‘모카’가 미얀마 서부를 강타했을 때도 군사정권은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하려던 구호 단체에 대한 여행 허가를 중단하는 등 원조를 차단했다. 당시 발표된 사망자는 148명이었지만, 실제 피해는 훨씬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8년 태풍 ‘나르기스’로 최소 13만8천명이 사망했을 때도 군사정권은 해외 지원을 거부하다가 뒤늦게 받아들였고, 구호물자 배급 역시 철저히 통제하는 등 논란이 됐었다.
이러한 가운데 군사정권은 해외 원조를 먼저 요청하고 나서며 이번 ‘야기’로 인한 피해가 연일 확대 되고 있음을 추측게 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기로 한 홍수 및 산사태로 현재까지 74명이 사망했고 89명이 실종됐다. 다수 지역의 통신 두절로 정확한 피해 규모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이번 야기로 인해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시를 비롯해 중부, 동부 샨주, 수도 네피도 등이 침수된 상태다. 높은 곳으로 대피한 시민들은 물과 식수, 의약품을 구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야기는 베트남과 라오스, 태국, 미얀마 등을 지나며 산사태와 홍수로 약 350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