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빅컷(기준금리 50bp 인하)’에도 경기 침체 우려를 쉬이 지우지 못하는 가운데, 이어지는 BOJ(일본은행)의 결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물량에 의한 경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오후 2시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50bp(bp=0.01%) 인하를 결정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의 인하였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올해 총 50bp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인됐다. 또한, 2025년에도 25bp씩 4회, 총 100bp를 인하하겠다는 전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하락 전환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상승했지만 내림세를 면할 수는 없었다.
뉴욕 증시의 하락은 시장이 고용지표의 퇴조를 경계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발표된 8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실업률은 4.2%였다. 직전 발표 수치인 4.3%보다 0.1%포인트(p) 낮아지긴 했지만, 전년 동기 실업률인 3.7%보다 0.5%p 높다는 점이 고용시장의 냉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 시장이 다소 나빠진 건 맞지만, 현재 최대 고용에 가까운 상태이며 지금의 수준만 유지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경기 침체나 둔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는 없고, 성장을 잘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오고 열린 19일 한국 시장은 등락을 거듭했다. 1조 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 때문이다. 코스피에서는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계 보고서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20일(현지시간) BOJ 금융정책결정위원회의 금리 향방 결정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7월 31일 BOJ의 ‘깜짝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가 8월 초 ‘블랙 먼데이’의 원인이라는 해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화 변동성 확대 시 엔 캐리 청산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 7월부터 8월 초까지 1차 매물이 소화됐고, 엔화 투기적 포지션 또한 순매수로 전환되면서 8월 대비 매물 규모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다만, 9월 계절적으로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엔 캐리 청산의 시장 영향력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며, 달러·엔 환율이 올 1월 기록한 저점인 140엔을 이탈할 시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본이 이번 금정위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강효주 KB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에 따르면 BOJ의 추가 금리 인상은 9월 말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인 12월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