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노리는 삼성…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생산 누구에게?

입력 2024-09-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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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차세대 AP 10월 중 공개
TSMC와 삼성전자 중 누가 위탁할까
GAA 기술 앞선 삼성 vs. 안정성 추구 TSMC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출처=퀄컴 홈페이지 캡처)

퀄컴이 곧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4세대를 공개한다. 이 제품은 내년에 출시될 주요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에 대거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인 TSMC와 3년 만에 와신상담을 노리는 삼성전자 중 누가 퀄컴과 손을 잡을지 관심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다음 달 ‘스냅드래곤 서밋’을 열고 차세대 제품인 스냅드래곤9 4세대를 발표한다. 이 제품의 양산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수 있다.

그간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1~3세대 제품과 달리, 이번 제품은 3나노(nm, 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운드리는 5나노 미만의 미세공정 기술이 핵심이다. 반도체는 미세화될수록 발열량이 줄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나노란 반도체 회로 선폭이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도 빨라진다. 최근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나노 경쟁’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GAA(Gate All Around)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해 2022년부터 양산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3나노 2세대 양산을 계획 중이다. 이어 GAA 2나노 공정 프로세스 설계 키트를 개발했으며, 내년 중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계획 중이다.

GAA는 신개념 트랜지스터 구조인데, 전류가 흐르는 반도체 칩 채널 4개 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다. 전류를 쉽게 제어할 수 있고 속도도 빠르며 소비전력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TSMC도 2022년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2나노미터 양산은 내년 중으로 준비하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는 2021년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했다. 당시 4나노 공정 수율이 불안정하다는 이슈가 제기됐고, 이후 제품인 스냅드래곤8플러스 1세대와 스냅드래곤8 2‧3세대는 TSMC에 뺏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뉴시스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GAA 기술로 제조한 제품의 수율이 다소 불안정한 반면, TSMC의 ‘핀펫’ 구조는 기존부터 유지해오던 것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핀펫 구조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에서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게이트’와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채널’이 3면에서 맞닿는 3차원 구조로 이뤄진 형태다. 맞닿는 면이 넓어 반도체 성능이 향상된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반도체가 점점 미세화하며 이 구조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GAA 기술이 핀펫 구조보다 전력 효율과 성능이 뛰어나지만, 현재 파운드리에서 생산되는 수율의 안정성은 별개로 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번 신제품 제조도 TSMC가 맡게 될 것이라 데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일각에서는 TSMC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 의존도 등 이유로 일부 물량은 삼성전자가 나누어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멀티 벤더(공급망 다변화)’가 퀄컴의 공식적인 입장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의 인공지능(AI) 1위 업체인 ‘프리퍼드 네트웍스’가 2나노 AI 반도체 생산을 TSMC가 아닌 삼성전자에 위탁했다. 2나노에서는 GAA 기술 적용이 필수인데, 삼성전자가 TSMC보다 GAA 기술에서 한발 앞섰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스냅드래곤8 4세대는 3나노 공정이지만, 향후 2나노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미세화 공정 기술이 제품 제조에서 주요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탁 생산하는 제조사가 2나노 GAA 기술도 수월하다면 퀄컴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추가 옵션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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