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통령 선거 개표가 21일(현지시간) 진행되는 가운데 좌파 성향 야당 총재 아누라 디사나야케(55)가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며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개표율이 50%를 넘긴 가운데 디사나야케 인민해방전선(JVP) 총재가 40% 이상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중도 성향인 제1야당 국민의힘연합(SJB)의 사지트 프레마다사(57) 총재가 약 33%로 그 뒤를 이었고, 무소속 출마한 현직 대통령 라닐 위크레메싱게(75)는 17%가량으로 3위를 기록했다.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700만 명의 유권자 중 약 75%가 투표에 참여했다.
스리랑카 선거법상 스리랑카 대선 제도에 따르면 유권자는 최대 3명까지 순위를 매겨 투표용지에 기표할 수 있다. 총 과반 득표율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후보만 남겨놓고 나머지 후보들은 탈락시킨다. 이후 결선 투표 대신 이들 탈락 후보가 첫 번째 선호 후보로 기표된 투표용지들에 적힌 2위나 3위 선호 후보 중 상위 1위나 2위 후보 이름이 있으면 이를 합산해서 당선인을 결정한다.
이번 선거는 스리랑카가 2022년 5월 심각한 외환 위기로 ‘국가부도’인 디폴트에 빠진 이후 치러진 첫 대선이다. 외환 보유고 고갈로 연료, 의약품 등 필수품 구매까지 어려워지자 국민의 반발은 점차 거세졌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는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고 외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라자팍사 전 대통령 임기는 그가 도피하기 전 총리로 임명했던 위크레메싱게가 채웠다.
디사나야케가 이끄는 인민해방전선은 스리랑카 의회에서 차지하는 의석이 3석에 그칠 정도로 존재감이 크지 않다. 하지만 유세 과정에서 부패 척결 등을 공약하면서 지지층을 확보했다. 디사나야케 총재와 프레마다사 총재는 금융지원을 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재협상해 민생고를 덜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한 현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선관위가 탈락 후보 용지들의 2, 3위 선호 후보 집계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당선인 발표가 이날 늦게나 다음 날 새벽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