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미달' 하이닉스에는 "대표성 고려"
"연내 구성종목 변경 방안 적극 검토"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대장주로 꼽히던 대표 금융그룹주가 관련 지수에서 포함되지 못한 데 대해 "여타 질적요건이 미흡한 기업의 경우 미편입될 수 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소에서 '최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관련 주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설명'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거래소가 24일 공개한 KRX 코리아 밸류업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설명회를 열고 진화에 나선 것이다.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가 수익성,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요건을 두루 충족하는 기업들 중심으로 선정함에 따라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하지만, 여타 질적요건이 미흡한 기업의 경우 미편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의 경우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요건을, 하나금융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익성 요건을 채우지 못한 SK하이닉스가 지수에 편입된 것과 관련해서 "밸류업 지수 또한 지수의 연속성 및 안정성 유지를 위해 지수 영향도가 큰 종목에 대해 특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산업 및 시장 대표성, 지수내 비중(15%),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업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수 잔류를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또 저PBR 기업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고PBR 기업들이 선정된 점에 대해서 "밸류업 지수 개발의 주요 취지는 저평가 또는 고배당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다양한 수익성, PBR, ROE 등 질적지표가 우수한 시장 및 업종 대표 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하고 이들 기업을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한국 증시 전반의 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있는 저평가주․중소형주 등 다양한 컨셉의 신규지수 수요도 있을 것"이라며 "향후 시장의견 수렴 및 신뢰성 있는 세부 기준을 마련하여 후속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부연했다.
배당수익률이 낮은 종목이 포함되는 등 주주환원 요건과 관련해서는 "종목 선정기준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이며 주주환원 규모가 종목선정에 있어서 절대적 고려요소는 아니다"라며 "주주환원 규모만을 선정기준으로 하는 경우 배당보다는 미래 사업 투자 등을 통한 기업가치 성장이 중요한 고성장 기업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지수는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한 기업들을 모아 만든 지수로 시가총액 400위 이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00종목으로 구성됐다. 기업의 수익성과 주주환원,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ROE)을 기준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밸류업 대장주로 꼽히던 기업은 지수에 포함되지 않고 선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은 편입되면서 공정성, 형평성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KB금융은 올해 7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고, 기업들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했지만 편입이 불발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년 합산 손익 적자'(-9209억 원)로 기준에 미달하고 밸류업 예고 공시조차 없었지만, 지수에 편입했다.
거래소는 "향후 밸류업 지수 운영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할 계획이며, 특히,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하여 금년 내 구성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