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표가 완성된 10·16 재보궐선거에 여야 지도부가 뛰어들면서 지난 총선 이후 한동훈-이재명 대표가 다시 맞붙는다. 야권에선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감지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이번 재보선은 부산 금정구청장, 전남 영광·곡성 군수 등 기초 자치단체장 4명을 새로 뽑는 소규모 선거란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부산 금정구청장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의 신경전이 지속되면서 분위기가 과열되기 시작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중앙당 차원에서 단일화 노력을 하겠다”며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금정구청장 선거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 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 ‘3파전’으로 진행된다. 다만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는 선거의 막판 변수다.
이날도 단일화를 둘러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조국혁신당은 더 이상 단일화를 요구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결단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총선 이후 (정부 국정운영에) 변화가 없어 국민적 분노가 많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힘을 합해 금정에서 같이 싸워야 한다”고 단일화를 주장했다.
반면 같은 날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단일화의 문을 열어놓겠지만 더 이상 단일화 이야기를 하진 않겠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또 “류 후보가 ‘더 이상 단일화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 중앙당은 그 입장을 충분히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 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날 금정구를 방문해 “침례병원을 정상화하는 것을 넘어서 공공병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회 차원의 지원대책을 논의하겠다며 김 후보를 지원 사격한 것이다.
양당은 후보 단일화 1차 시한을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다음 달 7일로 제시했다.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2차 시한은 사전 투표를 하는 다음달 11일, 3차 시한은 15일이다. 부산 금정구는 여당 텃밭인 지역이지만 만약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여야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의 경우, ‘재보선 지휘는 시도당에 맡긴다’라는 기존 방침을 뒤집고 한동훈 대표가 직접 현장 지원 행보에 나서고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28일) 윤 후보 선대위 발대식을 직접 찾아 “우린 산업은행을 부산에 이전할 것이다. 끈질기게 부산의 발전을 챙기고 뛰겠다”고 힘을 실었다.
한 대표는 최근 여야의정 협의체 불발 등으로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에 직면해있고, 당정 갈등까지 재차 점화되면서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만약 ‘여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부산 금정·인천 강화 선거에서 야당에 승기를 뺏기면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당의 승리가 점쳐지는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후보의 완주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해당 선거에선 국민의힘·민주당 후보와 각 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 2명 등 4명이 맞붙는다.
여권 지지층 표심이 안 후보와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로 분산될 경우,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짜여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호남 승부도 주목된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는 민주당·혁신당 후보가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곡성군수 재선거에선 민주당·혁신당을 비롯해 진보당과 무소속 후보 2명 등 야권 성향 후보들이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