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ㆍ은행업종 관심...유통ㆍ의류 등 경기소비재도 주목해야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의 디커플링이 이슈다.
금융위기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 증시는 조정 또는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 특히 EM 아시아의 회복력이 두드러지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을 위시한 EM 아시아의 강세 원인은 경기부양 효과와 수출 회복에서 찾을 수 있다. 강력한 부양책을 강행했던 중국은 내수 경기 진작을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모기지론과 부동산 개발 대출 회복세에서 주택 시장 상황이 확연하게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아시아 각국의 수출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대미 수출은 아직 악화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및 EU에 대한 아시아 수출이 감소세를 멈추고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BRICs 주요국의 신용 위험도가 동반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리먼 사태 당시와 비교해서 1/3 수준으로 급락한 CDS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신흥 시장에 대한 우려가 경감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신흥시장의 상대적 강세는 달러 가치 약세 국면에 더욱 두드러졌던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달러 인덱스가 최근 저점인 78.4(6월 2일)를 기록한 이후 즉 약 달러가 극대화된 시점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각국 증시의 흐름은 분명 차별화 되어있다.
전 세계와 비교했을 때 신흥시장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고 특히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약화된 달러가치가 횡보세를 보이면서 상품 시장도 크게 능가하지 못한 구간으로 원자재 관련 업종의 비중이 높은 러시아와 브라질 등은 신흥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신흥시장 가운데서도 우리 시장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이유를 먼저 경기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생산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업황과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한미 양국의 대표 지수를 표준화 해보았다.
추세적으로는 유사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속도와 정도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기업과 소비자, 두 경제 주체의 경기에 대한 판단이 극단적 비관론에서 반전하는 시기는 미국이 우리나라 보다 한 달 선행한다.
그러나 여전히 위축(contraction) 국면에서 머무르고 있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심리 지표의 개선 폭이 훨씬 크고, 5월 이후 확대(expansion)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 나라의 밸류에이션 매력에서 찾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빨리 시작된 우리나라의 PER 조정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고 선진국 대비 13.8%, 신흥시장 대비 6.7% 할인되어 저평가 메리트가 존재하는 상태다.
PER = 주가/EPS이므로 증시도 강했지만 EPS 개선 속도 면에서 더 큰 차이를 보였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선진국과 신흥시장에 비해 우리 나라의 실적 전망치의 개선이 더욱 강하게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례 없이 선제적으로 예상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등 IT업종의 이익 개선세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2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감의 배후에 IT가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 역시 이를 반영하며 지난 4월에 형성되었던 고점을 상향 돌파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소비재인 유통, 자동차, 의류 역시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자산 가격 회복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이 위 업종의 매출 회복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 내수 부양책도 경기소비재 이익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3월 초와 비교해 보았을 때 신세계와 기아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7%, 9.5% 개선되었고 주가는 최근 39%, 121% 상승한 상태다.
어닝 시즌이 임박함에 따라 은행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은 지주사의 특성상 아직 실적 컨센서스의 움직임은 미미하지만 이번 주부터 시작될 미 주요 금융주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실적시즌 시작과 함께 센티먼트 개선이 동반된다면 지수는 상단을 점차 높여갈 수 있을 것이고 써머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