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경영개선 계획서 제출 요구
인력조직운영 개선 등 조치 결정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조치가 본 궤도에 오른 가운데 금융당국이 조만간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세 곳의 자산건전성 지표에 대해 ‘취약’ 등급을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1차 사업성 평가에서 부동산 PF 익스포저 중 유의·부실 우려로 분류되는 비중이 28%에 달했던 만큼 이번 적기시정조치 결정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저축은행 3개사에 대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의 최종 평가 등급을 전달받았다. 금감원이 저축은행 3개사의 3월 말 기준 자산건전성 지표에 대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 자산건전성 등급은 4등급(취약)으로 확정됐다.
경영실태평가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로 처음으로 실시됐으며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로는 지난 6월이 최초였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이거나 자산건전성 또는 자본적정성 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면 적기시정조치 ‘권고’ 등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으로 나뉜다. 권고 등급을 부과받은 저축은행은 ▲ 인력·조직운영 개선 ▲ 경비 절감 ▲ 영업소 관리 효율화 ▲ 유형자산 등 투자 제한 및 신규업무영역 진출 제한 ▲ 부실자산 처분 ▲ 자본금 증액 ▲ 이익배당 제한 ▲ 특별대손충당금 설정 등 조치를 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달 중순 이들 3개사에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이들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등급 확정 이후 실제 적기시정조치를 부과받는 저축은행은 1∼2개사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1∼2개사의 경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돼 경영개선계획 제출 이후 금융위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유예받을 수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화가 전체 자산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브리지론 위주로 PF 대출을 취급한다. PF 경기가 악화하면서 브리지론 사업장의 건전성이 저하되고 전체 건전성 지표가 하락한 것이다. 브리지론은 PF 사업 초기 단계 실행되는 토지담보대출로, 본PF 전환을 통해 상환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저하된 경우 본PF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브리지론 회수가 지연된다. 이에 따라 리파이낸싱, 만기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연체로 이어진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 익스포저 중 4조4000억 원이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됐다. 금융권 전체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의 22%가 저축은행 물량이다. 한기평은 금융권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 합산액은 20조9000억 원으로, 이중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권 보유 물량이 약 70% 를 차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현 한기평 금융1실 실장은 “부정적(Negative) 등급전망이 부여된 회사 들은 뚜렷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신용등급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등급전망이 ‘안정적(Stable)’으로 부여된 회사 들 중에서도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높거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등급전망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