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년만에 둘로 갈라진 국교위…“교육발전계획 재검토” vs “발목잡지 말아야”

입력 2024-10-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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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 출범 2주년 기념 대토론회 (연합뉴스)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백년대계인 중장기 교육계획을 수립하겠다던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 2년 만에 내부 갈등이 표출됐다.

진보 성향의 국교위 상임위원과 위원 5명은 2029학년도 대입 개편안 등을 포함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들은 또 국교위 구성에 정파적 갈등이나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에 보수 성향의 국교위 위원들은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시점에서 국교위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국교위를 흔들고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라고 맞받아쳤다.

정대화 국교위 상임위원을 비롯해 김석준·이민지·장석웅·전은영 위원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교위의 실험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며 "국교위는 대통령 소속의 정부 기관치고는 너무나 작고 미숙한 데다, 규모와 무관하게 한없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기관"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극단적인 정파적 구성의 한계 △사회적 합의의 실종 △의견수렴의 부재 △소통의 차단 △교육부의 들러리 역할 △강고한 비밀주의 △위원장의 구태의연한 리더십과 독단주의 등 7가지 장애물을 꼽았다.

이들은 그 결과가 지난 2년간의 국교위 운영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022년 9월 발족 직후 2022 교육과정을 의결하면서 최소한의 의견 조율도 없이 표결 처리했다는 것이다.

앞서 '2022 개정 교육과정' 확정 과정에서는 역사 교육과정에 '민주주의' 표현을 '자유 민주주의'로 바꾸는 문제를 두고 정파적 갈등이 크게 빚어졌는데, 국교위는 표결로 결론을 정한 바 있다. 당시 정대화 상임위원 등 야권 성향 위원들은 합의제 행정기구라는 취지와 무색하게 합의 없이 국교위가 소수 반대 의견을 묵살했다고 당시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교위는 유보통합과 돌봄에서 인공지능, 글로컬대학, 의대생 증원까지 일체의 현안에 눈을 감아버렸다"며 "교육부의 요구에 순응하면서 교육 현안에 침묵하는 교육부의 들러리가 됐고, 그 결과 완벽하게 존재감을 상실해 버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국교위 내부 운영이 경직되고 권위적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국교위의 모든 결정은 오직 한 사람에게 집중돼 위원장의 독점과 독단으로 퇴락했다"며 "모든 활동은 비공개로 하고 모든 자료는 대외비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정대화 상임위원 등은 이에 대한 근거로 국교위의 극단적인 정파적 구성의 한계 등을 들었다. 실제로 국교위 의결기구는 이배용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 3명과 비상임위원 16명으로 구성된 전체회의다. 국교위 설치법은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하고 있어 위원이 모두 참석하면 10명이 동의하면 된다.

그러나 설치법을 만들 때부터 정부와 여당이 의결권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 대통령이 위원 5명을 지명하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9명을 추천하며, 교육부 차관 등이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형태다.

이들은 "온갖 논란 속에 파행을 겪고 있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수립을 전면 재검토하고 전문위원회의 재구성 역시 피해갈 수 없다"며 "인사청문회 도입을 비롯한 법 개정과 운영 감독을 통해서 국교위를 재정비하면서 2025년 9월로 예정된 제2기 국교위를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교위 보수 성향의 김태준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강혜련·김건·김주성·남성희·연취현·홍원화 위원은 이날 오후 ‘국교위는 차분하게 여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국교위는 위원장 독단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니다”라며 “근거 없는 정치적 공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교위를 정책적 또는 정치적 실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무거운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며 “교육은 국민 모두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많은 논의를 거쳐 책임 있게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교위를 흔드는 행위를 즉각 멈추고 국교위 정식 논의의 장에서 최선을 다해 교육정책 논의에 임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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