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과 더불어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산업용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덩달아 상승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양정책 강도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4일 기준 구리 톤당 가격은 9816.5달러로, 연초 8476달러 대비 15.81% 상승했다. 연초 상반기 말 9476.5달러 대비로는 3.59% 올랐다.
구리 가격은 5월 한때 1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점을 보였으나 이후 하락세를 나타냈다.
9월 들어 구리 가격이 반등한 이유는 미국 금리 인하와 더불어 중국이 9월 발표한 부양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중국 인민은행, 금융감독관리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중국 경제 발전과 관련한 금융지원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하, 부동산 및 주식시장 부양책이 동시에 공개됐다.
이에 더해 상하이·선전·광저우 등의 부동산 규제도 완화하면서 철강 관련 원자재 가격 상승을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소극적이었던 중국의 본격적인 경제부양책에 시장의 반응도 사뭇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그간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에 미온적이었던 것과 달리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점에서 경기 부양책이 전례와 다르다”며 “이에 원자재 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전력 인프라 구축,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이 구리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최근 삼성증권은 4분기 구리 가격 전망치를 톤당 9000~1만1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양책에 대해서는 재정정책 시행과 경기 지표 개선의 확인이 필요하지만, 업사이드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린 매크로 환경의 개선과 구조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