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재논의해 의료 대란 종식시켜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참고인들이 의대 증원과 전공의 사직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의료계와 정치권의 대화를 촉구했다.
8일 복지위에 국감 참고인으로 나온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료 공백에서의 환자 피해 상황과 관련해 "환자들은 우리의 생명이 의정 갈등으로 희생돼도 좋을 하찮은 것이라는 사실을 지난 8개월 동안 느끼고 있다"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치료를 미루다 암이 재발한 환자 사례 등을 소개하며 "0명이든 2000명이든 뭐가 중요하냐"며 "지금도 환자들이 수없이 많이 절망하고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의대 증원을 다시 논의해 의료 대란을 종식시키자"고 말했다.
그러면 여야의정 협의체나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서 2026년도 정원을 과학적 근거와 투명한 절차에 기반을 둬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도 "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거칠게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8개월째로 길어져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수십, 수백 명의 간호사는 채용 대기 상태"라며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단체와 정부뿐 아니라 보건의료 노동자들, 시민사회, 그리고 환자단체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의료 공백과 관련해 출석한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정협의체가 작동하려면 이것을 띄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전에 상당한 부분에서 조율이 있어야 하고,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이 돌아오게 할 실질적인 협상 내용이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에서 전공의들과 만나거나 협의하려고 어떤 노력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공의 복귀 문제는 정부가 어떤 식의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인들은 공공·지역의료의 어려움도 호소하며 정부에 재정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도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하고 있는데 이에 못지않게 공공·지역 2차 병원이 제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의료전달체계 계획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우동 강원대병원 병원장은 "단순 수치로만 봐도 올해 적자는 작년의 3배로 예상한다"며 "'내년까지는 버틸 수 있을까'라는 위기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병원장으로서 교수들의 누적된 피로와 대규모 사직이 가장 걱정된다"며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재정 지원이 최우선"이라고 첨언했다.
그는 "내년도 시설 투자 등이 계획돼 있고 수가 보정도 시작되고 있지만 일단 현재 인건비 지원 같은 유동성 자금을 확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 공백으로 고통을 겪고 계시는 환자분들께 송구하다"며 "하루빨리 의료 공백이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립대병원 등에도 "단기적으로 긴급자금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