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아랍국도 휴전 물밑협상 개시
이, 레바논 땅굴 해체ㆍ하마스 섬멸 겨냥 가자 공세
네타나후, 바이든과 이란 보복 논의 관측…결단 임박?
레바논에 기반을 둔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8일(현지시간) 기존과 달리 선결 조건을 언급하지 않은 채 휴전 협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중동 지역 모든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물밑 회담을 시작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중동 긴장 완화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면서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명시적으로 입장 전환을 밝힌 것이 아니고, 이스라엘이 강공 기조를 이어감에 따라 휴전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은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말했다”면서 “휴전이 성사되고 외교의 장이 열리면 다른 세부 사항을 논의ㆍ협력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휴전 없이는 군사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던 그간의 입장과 달리 이를 생략하고 휴전을 입에 올린 것이다. 이에 중동 긴장 악화로 최근 치솟은 국제유가가 이날 4%대 급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각각 4.6% 떨어졌다.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중동 지역 모든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비밀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휴전 협상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카셈 연설 대부분은 이스라엘에 맞서 계속 싸울 준비와 능력이 돼 있다는 점이 주로 강조됐다. 이에 헤즈볼라의 입장이 변했다는 것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은 공격의 수위를 계속 올리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 군사단지가 있는 레바논 남부 고지대 마룬엘라스 지역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스라엘로 10m가량 뻗어진 헤즈볼라 땅굴을 찾아내 해체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알려진 하심 사피에딘도 숨졌다고 밝혔다. 둘 다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에 의해 사살됐다는 후문이다.
이미 잿더미가 된 가자지구 북부에서 공세도 다시 강화하고 있다. 하마스의 재기를 막아 테러집단 섬멸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한편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오전 중요한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근 대규모 공습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통화에 나서는 까닭에 이스라엘의 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이란 공습의 목표물로 석유시설, 정보기관 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