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활용법 고민해야”
두 수상자도 우려 목소리
홉필드 “통제 불능 시 대재앙”
힌턴 “AI, 인류보다 똑똑해질 때 대비해야”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물리학을 이용해 인공신경망의 토대를 만든 공로’를 인정해 존 홉필드(91)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77)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를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AI 대부’로 꼽히는 두 수상자는 1980년대부터 인공신경망을 연구해왔다. 인공신경망이란 인간의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뉴런)와 시냅스(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부위) 등의 연결 구조를 기계적으로 구현한 것을 말한다.
고체물리학자인 홉필드 교수는 1982년 인간의 뇌 뉴런에서 착안해 ‘홉필드 네트워크’를 제안했는데, 이는 인공 신경망 연구로 이어져 오늘날 생성형 AI의 초석이 됐다.
컴퓨터 과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힌턴 교수는 AI 심층 학습(딥 러닝)의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했다.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긴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힌턴의 제자들이 세운 회사다.
물리학계에서 전통 물리학 이외에 첨단 IT와 관련해 노벨 물리학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벨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수상자 발표와 함께 수상 대상이 된 기술에 대해 “인류가 이 기술을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쓰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두 수상자도 모두 수상소감에서 이구동성으로 AI 기술 발전과 관련된 위험성을 언급했다.
홉필드 교수는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AI의 발전이 매우 불안하다”면서 “이러한 발전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힌턴 교수도 “상당히 많은 훌륭한 연구자들이 앞으로 20년 안에 AI가 인류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우리보다 AI가 더 똑똑해질 때 무슨 일 일어날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 기술이 가져올 나쁜 결과들, 특히 AI가 우리의 통제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기업들이 안전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