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협력병원 ‘캠퍼스’처럼 소개 등 부적격 예시 4개 공개
'무늬만 지방의대' 문제에 교육부가 처음으로 부적정 운영 사례 일부를 공개하며 재제에 나섰다. 지방 소재 인가를 받은 의대들이 수도권 협력병원을 활용해 사실상 수도권 의대로 학생 모집·교육을 진행하는 꼼수에 교육부가 공개적으로 부적격 예시를 들며 단속에 나선 것이다. 대부분의 예시들은 협력병원을 각종 홍보자료에서 ‘캠퍼스’처럼 홍보하는 것이 속했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과대학 학습장 및 수업관리 철저’라는 내용의 공문을 사립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대학에 보냈다.
그간 지역의대를 나오더라도 서울·수도권 병원으로 이동하는 인원이 많아 ‘무늬만 지방 의대’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 의대들은 명목상 비수도권 의대지만 수도권 소재 병원과 그 인근 교육장에서 교육·실습을 해왔다.
이에 교육부는 ‘무늬만 지방의대’ 관련 부적정 운영 사례 4개를 대학들에 공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예시들은 관련 문제들을 단속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예시들은 시설 및 협력병원을 각종 입시홍보자료에서 ‘캠퍼스’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이 속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치변경인가 없이 의과대학 실습병원에서 수업운영, 부속 또는 협력병원 인근 건물 등을 임차해 교육·실습용 시설로 활용 △위치변경 받지 않은 시설을 입시홍보자료 등을 통해 캠퍼스로 홍보 △협렵병원 시설 등을 의과대학으로 홍보 △협력병원 등 교육용 시설이 아닌 건물을 의과대학 주소로 안내하고, 홈페이지 등에 대학 소재지로 홍보 등 4개 예시가 적시됐다.
고등교육법과 시행령, 대학설립운영규정, 대학교육시설지침 등에 따르면 학점이 부여되는 정규 강의는 반드시 교육부로부터 인가받은 본·분교나 캠퍼스의 교지 내 교사시설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무늬만 지방의대' 문제는 수년째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는 해당 의대생들이 졸업 후 서울 및 수도권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방 의료체계 강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 같은 의대들은 △울산대(서울아산병원) △성균관대 의대(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 △건국대 의대(건대병원) △동국대 의대(동국대일산병원) △순천향대 의대(순천향대서울병원·순천향대부천병원) △관동대 의대(국제성모병원) △을지대 의대(을지대병원·의정부을지대병원), 차의과대(분당차병원) △한림대 의대(성심병원) 등이 있다.
실제로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울산대 의과대학이 미인가 학습장 운영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실로 지난달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대 의과대학이 시정사항인 홍보자료, 대학교 홈페이지 등에서 해당 시설을 캠퍼스로 소개하고 있는 부분을 모두 삭제, 수정하여 ‘이행 완료’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2025학년도 수시 모집요강에는 아산병원을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이라고 지칭했다. 울산대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의예과 소개 영상에는 서울아산병원 입구에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라고 적힌 명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교육부는 “최근 일부 대학이 협력병원 등을 대학의 캠퍼스 또는 강의가 가능한 교육시설인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면서 “각 대학에서는 관계 법령을 준수해 부적정 운영사례(예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