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의 생명체 흔적 아닌 살 조건 파악 임무
지구보다 많은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를 이르면 14일(현지시간) 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미 동부시간으로 14일 낮 12시 6분(한국시간 15일 오전 1시 6분)에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우주를 향할 예정이다.
앞서 NASA는 10일로 발사 일정을 잡았다가 허리케인 ‘밀턴’으로 한 차례 연기했다.
약 5년 반 동안 29억㎞를 이동해 2030년 4월에 목성 궤도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후 2034년까지 유로파의 주위를 49회 돌며 탐사한다는 계획이다.
유로파는 적도 지름이 3100㎞로, 크기가 달의 90% 정도다. 목성은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며, 공식적으로 인정된 95개의 위성 중 유로파는 가니메데, 칼리스토, 이오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유로파는 목성에서 약 67만1000㎞ 떨어진 곳에서 공전하고 있다.
유로파의 존재는 1610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최초의 근접 촬영 사진은 1979년 보이저 탐사선이 촬영했는데, 이때 표면에 신비한 붉은 선이 가로지르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유로파는 지구 너머에서 생명체를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성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액체의 물, 유기화합물, 에너지원 등 3가지가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이 조건이 유로파에 존재한다면 원시 박테리아 형태의 생명체가 발견될 수도 있다.
이번 탐사는 생명체의 흔적을 직접 찾는 것이 아닌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얼음층의 두께, 지하와의 상호작용, 구성 물질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얼음층 아래는 염분이 섞인 액체 바다가 있는 것을 관측했다. 얼음층의 두께는 15~25㎞이며, 깊이 60-150㎞인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로파의 지름은 지구(1만2756㎞)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지하 바닷물의 양은 지구의 2배에 이르는 물을 보유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로파 클리퍼는 NASA가 행성 탐사를 위해 제작한 가장 큰 우주선이다. 길이가 30.5m, 너비가 17.6m, 무게가 약 6000kg이다.
카메라, 분광기, 레이더, 자기력을 측정하기 위한 자력계 등 정교한 9개 장비가 탑재됐다. 이들 장비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목성에 도달하는 약한 빛을 모으는 대형 태양 전지판이 있어 펼치면 농구장(길이 28mㆍ너비 15m)보다 크다.
유로파 클리퍼 탐사 프로젝트에는 52억 달러(약 7조 원)가 투자됐으며, 10년 동안 4000여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