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6일 자당 소속의 문헌일 구로구청장의 사퇴에 대해 사과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구로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로구민들께서 선택해 구정(區政)을 맡긴 문 구청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것에 대해 문 구청장을 공천하고 선출되게 한 국민의힘 구로갑 당원협의회는 책임을 통감하고 주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호 위원장은 "문 전 구청장이 공직자윤리법상 백지 신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과 사법부 결정 이후 당과 협의 없이 백지 신탁 대신 공직 사퇴를 택한 데 대해서도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년간 정체되고 편중됐던 구로구의 구정을 바로잡을 것을 간절히 원하셨던 많은 주민의 기대를 충족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공직자가 구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호 위원장은 "국민의힘 구로갑 당협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구로구의 구정이 중단 없이 추진되도록 지금보다 더 노력하겠다"며 "더 어깨가 무거워진 구로구 의회의 다수당으로서 약속했던 구로구 발전 정책 추진에 작은 공백도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구로구청장이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배전의 노력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 구청장의 사퇴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구청장이 자기가 갖고 있는 170억 원대의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되자 '나는 재산을 선택한다'는 이유로 사퇴한다고 한다"며 "어떻게 이런 사람을 구청장으로 공천하나. 구청장이 돈 많은 사람이 하는 취미활동인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재선거, 보궐선거하려면 수십억 원 돈이 든다. 자기 돈 170억 원은 귀하고 국민 돈 수십억 원은 흔한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은 이 잘못되고 엉터리인 공천에 대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 어떻게 책임지는지 두고 보겠다"고 경고했다.
문 전 구청장은 자신이 설립하고 운영한 회사 '문엔지니어링'의 170억 원 상당 주식 백지 신탁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사퇴를 결정했다.
문 전 구청장은 지난해 3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공직자 업무에 상충한다며 백지 신탁을 하라고 하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문 구청장은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고, 전날 구의회에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